▲ 구태우 기자

법외노조 통보 철회를 요구하는 교사들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았다. 정부가 전국교직원노조(위원장 김정훈)의 조퇴투쟁과 교사선언 주동자에 대한 처벌의사를 밝혔지만 교사들은 오히려 유머와 풍자로 응수했다.

전국에서 상경한 전교조 조합원 5천여명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마당에서 전국교사대회를 열었다. 이날 전교조는 개그콘서트의 ‘닭치고’, ‘깐죽거리 잔혹사’ 등을 패러디하면서 정부를 비판했다. 전교조 조합원은 한바탕 축제처럼 진행된 교사대회에서 웃고 울고,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개정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악법은 법 아니다. 깨부수자”=전교조는 결의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의 법치주의를 비판했다. 전교조는 “정부는 준법을 가르쳐야 할 교사가 법을 어긴다고 나무란다”며 “헌법·국제규범·양심에 근거해 해직교사를 (노조에서 쫓아내라는) 박근혜 정권의 요구를 당당하게 거부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교조는 또 “국가정보원 대선개입의 혜택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이 법치주의를 허물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정훈 위원장은 전교조 시·도지부가 선보인 각종 퍼포먼스에 대해 “동지들이 서로 울리고 웃기니 이 또한 즐겁지 않나”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악법은 지킬 의무가 있는게 아니라 부셔야 한다”며 “1천800만명에 달하는 노동자의 노동기본권과 단결권을 보장하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 개정 투쟁의 맨 앞에 전교조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교조는 △법외노조 통보 철회 △법외노조에 따른 교육부 후속조치 중단 △교사선언·조퇴투쟁을 주동한 전교조 조합원 징계 중단 △교원노조법과 노조법 개정을 요구했다. 교사대회에 앞서 전교조는 서울 시내 주요지역에서 시민 선전전과 퍼포먼스를 펼쳤다.

◇“전교조는 봉선화 연정, 참교육 씨앗 톡 터져”=전교조 서울지부 몸짓패 ‘전설’의 한 조합원은 “법외노조가 된 이후 전교조가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있지만, 전교조는 정부의 탄압으로 더 강해졌다”며 “정부의 인정과 교원노조에 대한 정부 지원이 없어도 전교조는 조합원 선생님들의 연대를 통해 끝까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발언이 끝나자 교사대회에 참석한 조합원들의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저 나왔다.

이날 교사대회에는 통합진보당과 정의당을 비롯한 진보정당 인사들이 참석해 교원노조법 개정의 뜻을 밝혔다.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는 “전교조의 법외노조화는 헌법이 명시한 노동자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헌법 테러이자 사회적 합의와 국제적 약속을 무시한 만행”이라며 “정의당이 농성을 하면서까지 환경노동위원회에 들어가려고 한 것은 교원노조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한 결의 때문이고 전교조를 합법노조로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7일 조퇴투쟁에 참여했다가 교육부로부터 형사고발된 이성윤 광양중등지회 조합원도 발언에 나섰다. 이씨는 “전교조는 손대면 톡 하고 터지는 봉선화 연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손대면 톡 터져 이 세상에 참교육의 씨앗을 더 널리 퍼뜨릴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전교조 전임자 70명의 복귀시한을 21일까지 연장했다. 그러면서 21일까지 복귀신고를 하지 않는 전임자에 대해 직권면직 조치하라는 공문을 시·도 교육청에 내렸다. 전교조는 18일께 전임자 복귀 여부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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