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언론 기자로 일하면서 처음 들었던 표현이 개별적 근로관계와 집단적 노사관계였습니다. 부당해고와 최저임금, 체당금, 부당노동행위, 노조 설립 같은 것들이죠. 전투적 노조주의, 실리적 노조주의, 사회운동적 노조주의라는 말도 접했습니다.

몇 년 지나자 정부 정책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전임자·복수노조 논쟁이 패키지로 불붙은 데다,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왔거든요. 도산한 사업주를 대신해 정부가 일정 기간 임금·퇴직금을 주는 체당금도 그때 생겼습니다. 자연스럽게 노동관계법과 노동정책, 국회 입법활동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연차가 쌓이니까 노동시장 문제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정규직과 비정규직,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성 세대와 젊은 세대, 정년과 사회복지 문제가 대표적입니다. 경제와 사회, 노동을 관통하는 주제들이죠.
 
이젠 복합적으로 고민하려고 합니다. 노동문제는 개별 노사와 집단 노사, 정부 정책, 사회 인식이 얽히고설킨 학제적인 주제가 됐습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더 이상 사업주의 시혜적인 차원에 국한한 현안이 아닙니다. 사회 패러다임을 바꾸게 만드는 보편적이고 기본적인 범주로 봐야 합니다. 개별 기업의 노사관계와 산업 차원의 노동시장 문제, 정부의 노동정책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노동 중심의 사고’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때마침 노동정책과 노동시장, 노사관계를 분석한 책이 나왔습니다. 철도노동자들의 투쟁과 역대 정부가 공공부문을 망가뜨린 과정을 적나라하게 서술한 <빅라이>(김영훈), 세월호 참사 이후 국가 차원의 패러다임 전환과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논증한 <젊은 국가>(박세길), 현대자동차라는 프리즘을 통해 한국 노사관계에 도발적인 논쟁을 던진 <현대자동차에는 한국 노사관계가 있다>(박태주)가 그것입니다.
 
모두 매일노동뉴스가 출간한 책입니다. 독자 여러분에게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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