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교조 전북지부 고창지회

“아이들이 더 나은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면 더 힘든 일도 할 수 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난 지난달 18일 노유림(25·사진) 전국교직원노조 전북지부 고창지회장은 서울 독립문공원에서 열린 교사대회에서 이같이 외쳤다.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보다 8살 많은 교사로서 이번 참사를 무겁게 받아들였다. 그는 “세월호 참사 이후 전교조를 더욱 믿고 지지해야 할 이유를 찾았다”며 “세월호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으려면 전교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한 달 후인 지난 19일 전교조는 합법화된 지 15년 만에 서울행정법원 판결에 따라 법외노조가 됐다. <매일노동뉴스>는 24일 전화를 통해 전교조 최연소 지회장인 노유림 동호초등학교 교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 20대 조합원이 많지 않은 전교조에서 지회장을 맡고 있다. 계기가 있었나.

“학창시절 때 전교조 선생님들과 가깝게 지내며 우리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지 자연스럽게 고민할 수 있었다. 고창지역은 지역적인 특성으로 인해 전교조 교사들이 가장 적은 곳이다. 침체된 지회의 분위기를 살리고 싶었다. 미혼이기 때문에 다른 교사들에 비해 자유시간이 많아 (지회장을)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 법원의 판결을 예상했나.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다른 조합원들도 무슨 일이 터질 것 같다며 이전 정부와는 다를 것이라고 했다. 다른 지회도 예상했을 것이다. 고창지회는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로부터 법외노조 통보를 받은 이후 조금씩 준비를 해서 그런지 분위기가 차분하다.”

- 법외노조 통보를 어떻게 보고 있나.

“민주주의가 너무 퇴보한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언론에서는 경제가 이전보다 발전했다고 하는데 사회와 노동은 뒷걸음치고 있다. 정부가 전교조를 비합법노조로 지내던 시기로 되돌려 버린 것 아닌가.”

- 최연소 지회장으로서 법외노조 통보가 남다를 것 같은데.

“태어나던 해인 1989년 전교조가 출범했다. (지난해 10월)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법외노조를 통보했을 때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전교조에 대한 애착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고창지역 시민들에게 알리고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 개정에 힘을 보탤 것이다. 오히려 힘이 난다. 지역과 학교에서 피켓시위를 하면 다른 교사들이 응원해 준다. 전교조에 가입은 안 해도 말이다.(웃음)”

- 법외노조 통보 이후 변화가 있다면.

“법내노조든 법외노조든 전교조 교사들은 변함없이 참교육 수업을 할 것이다. 아이들을 대하는 데 변함없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아이들을 보면 내가 만약 교사로 세월호에 타고 있었으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교사들은 아이들과 현장실습을 많이 다니니까 더 그렇다. 교사로서 더 잘 해 주고, 더 사랑해 줄 것이다. 걱정이 되는 것은 오히려 일선 학교의 관리자 역할을 하는 교장·교감들이다. 이전에도 지부와 교육청이 체결한 단체협약에 대해 관리자들이 방해를 했다. 법외노조 판결이 났으니 더 심해질 것 같다.”

- 27일 조퇴투쟁은 참여할 생각인가.

“주변에서 징계를 감수하고 조퇴투쟁에 참여할 것인지 많이 묻는다. 현재 전교조가 어려운 상황이다. 징계를 감수하고 조퇴투쟁에 참여할 계획이다. 교장이 조퇴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설득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전교조 결정을 따를 것이다.”

- 김정훈 위원장과 전교조 조합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법외노조가 된 이후 할 일이 많아졌다. 15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위원장을 생각하면 미안하면서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김정훈 위원장께 문자를 보냈더니 ‘지치지 말고 열심히 하자’는 답장이 왔다. 최연소 지회장으로서 열심히 할 것이다. 조합원들끼리 서로 많이 돕자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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