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문 : 금융산업에 관한 일방적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관치금융을 철폐해 나갈 것이다. 아울러, 주 5일근무제와 주 40시간 노동제, 노동조합 상근 간부 임금 지급의 자율성 보장, 단체협약의 실효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이러한 투쟁을 통해 공권력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기조를 수정해 나갈 것이다.

한국노총 이남순 위원장 체제가 들어선지 한달이 넘었다. 그동안 한국노총은 새로운 조직정비를 시작으로 이남순호의 출항준비를 해왔다. 그리고 첫 번째 과제로 금융산업 구조조정이라는 큰 파도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남순 위원장이 생각하는 한국노총의 항로와 해법은 어떤 것일까. 먼저 한국노총의 7월11일 총파업에 대해 질문을 시작했다.

* "공권력을 통한 탄압은 노정관계의 파국을 의미"

- 지금 한국노총은 7월 11일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아마도 그 주력은 금융노조가 될 것 같다. 한국노총은 어떤 전략을 갖고 있는가.

= 좌고우면 하지 않겠다. 총력투쟁할 것이다. 또,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되 의미없는 대화는 더 이상 않겠다. 아울러,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결정하겠지만, 정부가 무리수를 둔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다. 민주노총 및 시민사회단체와의 연대를 통한 다양한 투쟁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7월 11일 총파업에 대한 공권력을 통한 탄압은 노사관계 및 노정관계의 파국을 의미한다고 보아도 좋다.

- 이번 총파업에서 한국노총이 주요하게 쟁취하려는 과제는 무엇인가.

= 우선 금융산업에 관한 일방적 구조조정을 저지하고, 관치금융을 철폐해 나갈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정책기조와 경제정책 기조의 일대 전환을 가져올 것이다. 아울러, 주 5일근무제와 주 40시간 노동제, 노동조합 상근 간부 임금 지급의 자율성 보장, 단체협약의 실효성을 확보해 나갈 것이다. 또한, 이러한 투쟁을 통해 공권력을 통해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기조를 수정해 나갈 것이다.

- 어떤 투쟁전술을 쓸 것인가.
= 한국노총은 금년 하반기에 7월 11일 1차 총파업외에도 정기국회를 겨냥한 2단계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 한국노총의 투쟁 기조는 기본적으로 대중 투쟁에 기초한 협상 즉, 투쟁과 협상의 병행이다. 대중 투쟁으로는 총파업이 기본이며, 협상의 장으로는 노정협상 또는 노사정위원회 협상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7월 11일 총파업을 앞두고, 현단계는 총파업 투쟁 준비에 전력해야할 때라고 본다. 협상과 대화의 문을 닫지는 않겠지만, 의미없는 대화를 계속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이번 금융산업을 중심으로한 한국노총의 1단계 총파업에 대해서도 정부가 공권력을 동원해 해결하려 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그러나 공권력을 동원한 접근은 문제해결이 아니라 문제를 더욱 꼬이게 하고 더욱 복잡하게 한다. 만일 정부가 태도를 바꾸지 않고, 공권력 투입으로 일관한다면, 중대한 결단을 내릴 것이다. 결단의 수위와 방법은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대응을 보면서 결정하겠다.

- 정부에서는 노사정위에 대화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협상시도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노총은 협상에 나설 것인가.

= 금융구조조정과 관련해서 노사정이 참여하는 위원회 형식의 대화채널을 구성하자는 제의가 있었다. 그러나 지금 대화시기가 적절한지, 과연 그 위원회가 결정된 사항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을 가지고 대응을 할 계획이다.

* "제도개선과제 10월까지 해결안되면 본격 투쟁 나설 것"

얘기는 자연스럽게 노사정위 문제로 넘어가고 있었다. 노사정위에 대한 대응방향은 향후 대정부 관계와도 맞닿아 있는 문제다. 여기에 대한 이남순 위원장의 생각을 들어보기로 했다.

- 현재 한국노총은 노사정위에 참여를 하고 있다. 앞으로 노사정위, 나아가 대정부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갈 계획인가.

= 노사정위원회는 한국노총이 처음 구성과정부터 참여를 했고, 법제화를 주도해왔다. 그만큼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렇게 했는데도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경우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노사정위를 통한 법제도 개선이 노동자들에게 혜택이 돌아오지 않으면 안된다. 명분을 쌓아서 최대한 열의를 갖고 참여하되 정기국회까지 가시적인 성과가 없으면 그때는 뒤돌아보지 않고 투쟁에 나설 것이다. 시기적으로 보더라도 연말 이후면 집권 후반기라서 법제도개선을 하려고 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 노사정위의 활동은 하반기 제도개선 과제와 맞물려 있는 문제다. 어떤 쟁점들을 제기할 계획인가.

= 노사정위에서는 노동시간단축문제, 전임자임금 문제, 단협 이행방안, 비정규직 보호방안, 공무원단결권 등을 중점적으로 제기할 계획이다.

- 그중에서 가장 일차적인 해결과제를 꼽는다면 무엇인가.

= 노동시간단축과 전임자 임금금지조항 철폐가 일차적인 과제가 될 것이라고 본다.

- 노동시간 단축을 법제화 하는 것이 올해 정기국회에서 가능할 것이라고 보는가.

= 가능할 것이다. 5월30일 노사정위에서도 올해 안에 법개정안을 내기로 결의한 바 있는 문제다.

- 경영계에서는 월차휴가, 생리휴가, 주차휴가를 없애고, 연차 상한선을 만드는 등 전제조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 노동시간단축문제는 거래대상이 아니다. 삶의질 향상 차원에서 고려할 문제이지 이것을 가지고 거래를 하려고 하는 것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다.

- 노동시간 단축, 전임자 임금문제 등 법제도개선 과제가 노사정위에서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없을 경우에 어떻게 할 계획인가.

= 성과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아서 투쟁으로 갈 때는 민주노총, 나아가 사회 제단체들과 연대해서 투쟁에 나설 것이다. 아마도 그 때는 큰 판의 싸움이 될 것이다.

- 협상을 통해서 해결을 모색하되 안되면 투쟁으로 돌파하겠다는 구상인데, 그렇다면 그 분기점이 언제쯤 될 것이라고 보는가.

= 10월경이 될 것이다. 9월 정기국회가 시작되고 10월까지도 법개정안이 통과되지 않는다면 그때는 과감하게 투쟁에 나설 것이다.


* 조직확대는 노조운동의 사활이 걸린 문제

이번에는 주제를 바꿔 한국노총의 조직내부 문제로 돌려보기로 했다. 한국노총 위원장으로서 그는 어떻게 조직을 이끌어 나갈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 구상을 들어봤다.

- 앞으로 한국노총이 내부적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먼저 조합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안문제 해결을 통해서 한국노총이 노동자들의 대표임을 확인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 항상 현장을 중심으로 문제를 풀어나갈 생각이다.

- 선거과정에서 노조 조직확대에 대해 상당히 강조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앞으로 노조 조직확대를 어떻게 이뤄낼 계획인가.

= 노조조직률을 끌어올리는 문제는 노조운동의 사활이 걸린 문제다. 조직이 늘지 않으면 조직의 미래는 없다. 이번 조직개편에서 조직특별위원회를 구성한 것도 그런 문제의식의 표현이다. 물론 조직특위를 구성한다고 모든 일이 다 되는 건 아닐 것이다. 그래서 조직특위 구성원들에게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래서 특위 사람들에게도 '발로 뛰라'고 당부를 하고 있다.

- 구체적으로 조직확대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게 있는가.

= 무조건 조직사업을 하라는게 아니고, 무노조기업, 비정규직, 공무원 등으로 섹션을 구분해서 각자의 조건에 맞는 구체적인 조직강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집행해 나갈 계획이다. 조직특위 인원도 금년안에 2-3명 더 보강을 하고, 예산도 충분히 지원을 해서 뭔가 성과를 내는 사업이 되도록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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