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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요양병원 화재 참사는 의료 민영화와 닮은꼴"
▲ 매일노동뉴스 자료사진

“요양병원 화재 참사는 이윤 추구를 위해 환자의 생명·안전을 뒷전에 뒀다는 점에서 의료 민영화와 닮아 있다.”

유지현(46·사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28일 전라남도 장성에서 발생한 효실천사랑나눔요양병원 화재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당시 사고로 21명이 목숨을 잃었다.

노조는 사건 직후 긴급회의를 열고 의료기관 안전 강화를 위한 대정부 요구안을 마련했다. 조만간 보건복지부 앞에서 의료 민영화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고 요구안을 전달할 예정이다. 노조가 의료 민영화와 의료기관 안전문제를 동일선상에 놓고 보는 이유는 정부의 의료에 대한 철학적 관점이 동일하게 드러나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매일노동뉴스>가 9일 오전 서울 정동 민주노총 13층 대회의실에서 유 위원장을 만나 의료기관 안전 확보와 의료 민영화 저지를 위한 투쟁계획을 들었다.

- 요양병원 참사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초고령화 시대를 맞아 2008년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서 요양기관이 우후죽순 생겼다. 이후 4년간 요양시설은 5배, 요양병원은 2배 늘었다. 문제는 당시 정부가 요양병원 가이드라인을 통해 환자 6명당 간호인력 1명을 두도록 하는 등 기준을 크게 후퇴시켰다는 점이다. 일반병원은 2.5명당 1명이다. 이조차 현장에서는 지켜지지 않는다. 간호사 1명이 평균적으로 12명의 노인환자를 돌본다는 통계도 있다. 장성 요양병원에서도 사고 당시 한밤중에 간호인력 혼자서 30여명의 환자를 보고 있었다. 급속히 늘어난 요양기관에서 노인환자들이 현대판 고려장처럼 방치되고 있다. 예고된 참사였다.”

- 어떤 제도를 마련해야 하나.

“2010년에도 포항의 한 요양시설에서 화재로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후 스프링클러와 자동소화장치 등을 두는 것이 의무화됐다. 하지만 요양병원에는 같은 기준이 없다. 복지부 내 소관부서가 달라서란다.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된다고 하는데 사후약방문이다. 대정부 요구안의 핵심은 당장 복지부가 요양기관 특별점검에 나서라는 것이다. 장성 요양병원은 지난해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승인을 거친 곳이다. 그런데도 사고가 났다.

‘무늬만 인증’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복지부가 시설·인력을 면밀하게 점검해야 한다. 사용자들에게도 야간 1인 근무 체계를 없애고, 노조와 함께 의료기관 재난 대비책을 체계적으로 만들자고 제안할 생각이다. 병원 안전 강화는 의료행위의 초점을 돈벌이에서 본래의 생명보호로 이동시킨다는 점에서 의료 민영화 저지투쟁과 맞닿아 있다.”

- 정부가 24일로 예고한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할 가능성이 높은데.

“의료 민영화는 노동자들의 고용과 근로조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의료기관 사이의 인수합병이 허용될 경우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 또 의료 민영화가 이뤄지면 병원은 수익 극대화를 위해 인건비를 줄일 수밖에 없다. 3월 상견례를 시작해 6차례 교섭을 했는데, 임금·단체교섭 요구안에 대해 의견접근이 이뤄지지 않았다. 쟁의조정과 찬반투표 등 모든 합법적인 과정을 거칠 것이다.”

- 현장 조합원들의 분위기는 어떤가.

“4월 한 달 동안 전체 조합원들에게 파업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교육을 진행했다. 현장별로 의료 민영화 저지 선전전과 캠페인·서명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국민 50만명이 서명에 동참했을 정도로 분위기가 뜨겁다. 파업에 참여할 수 없는 필수유지업무 종사자 비율이 기관·부서별로 30%에서 70%까지 다양하다. 이들을 제외한 조합원 모두를 파업에 참여시키는 것이 목표다.”

- 6·4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재선했다. 의료 공공성 투쟁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는데.

“사상 최초로 지방의료원을 강제폐업한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또 당선됐다. 새 임기가 시작되기 전에 면담을 통해 투쟁을 결코 중단하지 않겠다는 뜻을 전달할 것이다. 국회 재개원 결의가 살아 있는 상황에서 홍 도지사가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4년 임기 내내 괴로울 것이다. 11일 진주의료원지부가 총회를 한다. 조합원들이 많이 낙담한 상황이다.

인하의료원이 문을 닫고 성남시립병원이 설립되기까지 정확히 10년이 걸렸다. 포기하지 않으면 기회는 온다. 선거를 앞두고 가장 우려했던 결과가 나왔는데, 바로 송도경제자유구역에 영리병원을 세우겠다던 유정복 새누리당 후보가 인천시장에 당선된 일이다. 국내 1호 영리병원이 탄생하면 제주 등 다른 경제자유구역으로 퍼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영리추구가 금지된 일반 병원에도 어떻게든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인천지역 시민·사회단체와 노동계가 연대해 영리병원 설립을 저지할 것이다.”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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