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란 리본 배지를 달고 있는 가이 라이더(사진 가운데)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과 한국 노동계 대표단의 모습. 한국노총
국제노동기구(ILO) 103차 총회가 이달 12일까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노동기본권 탄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8일 양대 노총에 따르면 가이 라이더 ILO 사무총장은 현지시간으로 5일 오후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과 이병균 한국노총 사무총장 등 한국 노동계 대표단을 만난 자리에서 "박근혜 정부 취임 이후 노동기본권 침해 사례가 많이 발생했고, 국제사회의 노력으로 다소 진전됐던 많은 부분들이 후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한국 사회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신승철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 취임 이후 교원노조와 공무원노조의 합법적 지위를 부정하면서 ILO가 네 차례나 긴급개입을 했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며 "ILO의 강도 높은 개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국 정부에 대한 ILO의 조사단 파견을 요청한 것이다.

이에 대해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결사의 자유위원회나 기준적용위원회에서 결론이 나오면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 노동계가 ILO의 감시·감독 메커니즘을 잘 활용하고 있고, 노동자그룹이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변했다. 이달 4일 한국의 차별사례를 검토한 기준적용위원회는 10일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병균 사무총장은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뒤 공공부문 노동자들에 대한 탄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며 "정부정책 실패로 인한 부실경영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노사가 합의한 단체협약까지 개악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대 노총에서 정부와 대화를 요구하고 있으나 공공부문 노사문제 담당부서인 기획재정부가 거부하고 있다"며 ILO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 총장은 이어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에게 노란 리본 배지를 전달했다. "목숨을 잃은 아이들을 기억하고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고자 하는 국민의 바람"이라는 설명을 들은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과 ILO 관계자들은 그 자리에서 애도의 시간을 갖고 배지를 착용했다.

한편 한국노총은 ILO 총회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촉구 서명운동을 벌였다. 민주노총은 국제 노동계로부터 유기수 사무총장 석방 촉구 탄원서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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