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청계천 물가 좁은 광장에 남녀노소가 머물렀다. 가족이 함께했다. 누구나가 숨죽였다. 미간을 찡그렸다. 벌겋게 충혈된 눈을 해서 자릴 지켰다. 호소가 있었다. 잊지 말아 달라, 그것은 재차 유족의 말이었다. 화답이 따랐다. 촛불 올랐다. 진도 앞바다에 머문 아이들의 이름을 함께 불렀다. 집회는 짧았다. 행진 줄이 길었다. 목말 탄 아이가 앞선 촛불을 바라봤다. 엄마는 손 뻗어 아이 옷깃을 여몄다. 아이들을 구하라, 아빠는 손팻말 들어 내려놓지 않았다. 터벅터벅 한 걸음 행진에 보탰다. 꾸역꾸역 좁은 길 헤쳐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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