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전 200여명의 조합원과 지역간부들이 참여한 가운데 유성CC 최경록 노조위원장 영결식이 조촐하게 열렸다. 34살의 젊은 나이에 10개월된 딸애와 사랑스런 부인을 뒤로한 채 한줌의 재가 되어 유유히 흐르는 금강 물을 따라 흘러갔다.

김예준본부장은 "지난 30일 대둔산CC에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고, 헤어진지 4시간도 안돼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보니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근무10년째인 지난해 최씨는 골프장에 노조의 필요성을 인식하여 6월25일 노조를 결성하고, 지난해와 올해 연속해서 단체협약에서 직원들의 처우개선 뿐만아니라 경기보조원(캐디)의 근로조건개선을 위해 적극 노력해 왔다.

같은 부서에서 10년이상을 같이 근무했다는 박씨는 "최위원장이 평소 새벽3시에 출근하여 잔디에 물을 주기시작하여, 잔디 깍기, 농약주기, 필드 고르기 등 10여가지 일을 누구보다 성실히 해왔다"고 말했다. 또한 "일이 끝나더라도 퇴근하여 쉬지도 못하고, 노조업무를 보느라 회의참석, 연대사업, 조합원간담회 등의 노조 일상업무를 보느라 늘 바쁘고 피곤하게 일해왔다"고 했다. 노조 전임이 2시간 밖에 안돼 피로는 겹칠 수 밖에 없는 조건인 것이다. 이에 관광노조간부들은 "노조의 업무량이 많아 과로로 쓰러지는 노조간부들이 많다며, 작은 노조들을 보면 하루빨리 산별노조로 전환되어야 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 "특히 필드관리를 담당하면서 유독성 농약을 수시로 살포해야하는 등 유해 독극물 취급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기했다.

한편 과로사 문제에 대해 노조에서 제기했으나 부친이 "산재처리를 원치 않는다며, 빨리 잊도록 장례를 치르자"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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