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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권 교육, 이제는 필수다
하윤성
공인노무사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법규국장)

정말 단순한 계산으로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반은 사업주가, 반은 노동자가 된다. 물론 현실은 노동자가 훨씬 많지만 말이다. 그 누구도 생계 현장에서 노동의 문제를 벗어나기는 쉽지 않다는 의미다.

근로기준법상 만 18세를 넘으면 제한 없이 임금노동에 종사할 수 있다. 실생활에서도 아르바이트라는 이름으로 많은 학생들이 편의점·커피전문점 등에서 일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을 위해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알려 주는 교육을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치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에게 총 쏘는 방법을 가르쳐 주지 않고 총알받이로 내모는 것과 같다. 대학생들도 말할 것 없다.

엄청난 대학등록금의 압박 속에 생활비까지 마련하기 위해 밤낮으로 일을 해야 하는 학생들은 자신들의 억울함을 인터넷 등을 통해 어깨너머로 배우는 것이 고작이다.

언제까지 자신들의 권리가 무엇인지, 무엇을 갖고 싸울 것인지를 어깨너머로 배우게 할 것인가. 그래도 일부 고등학교가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노동법 특강을 하는 경우가 간간이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많지 않고,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적어도 한 학기 정도는 정규수업으로 편성해야 한다.

중·고등학교에서는 상급학교에 진학하기 위한 수업을 하기에 바쁘다고 한다. 그러나 이는 선택의 문제다.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자신들의 권리를 못 찾아 헤매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시기를 놓쳐 피해를 입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는 일주일에 한 시간 정도를 교육하는 것이 낫지 싶다.

노동권 교육은 교육감만 잘 뽑으면 가능하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가 중요하다. 잘 뽑은 교육감과 지역사회가 함께 만든 노동권 교육을 통해 사회에 나가 생존력 강한 아이들을 만들어야 이 사회가 좀 더 밝아질 것이라 확신한다. 그래야 아이들의 미래도 밝아진다.

한 달에 약 120통의 상담전화를 받는다. 상담을 하다 보면 정말 어이없는 경우가 많다. 어떤 이는 연장근로수당을 왜 줘야 하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갑자기 닥친 (비상식적인) 질문에 말문이 막힌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법에 쓰여 있어도 자기는 모르니 노동부의 행정해석을 갖고 오란다. 그럴 경우에는 정말 짜증이 난다. 너무 당연한 것은 행정해석도 없다. 노동청에 진정 넣으라는 말에 조합원들은 겁을 낸다.

역설적으로 배움이 넘쳐야 하는 학교야말로 노동법보다는 주먹이 가까운 곳이다. 그런 막무가내식 학교행정을 마주할 때마다 가서 노동법 교육이라도 대신 해 주고 싶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성인들의 노동권 교육이 필요한 대목이다. ‘노동’이라는 단어가 ‘빨갱이’와 동의어로 쓰이던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에게도 노동권 교육을 통해 사업주에 대한 본인의 권리가 무엇인지, 국가에 대한 노동자들의 권리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교육시켜야 한다. 노동의 양극화 시대를 개탄하면서 우리는 그 당사자들에게 권리가 무엇인지를 일깨우는 일은 소홀히 해 왔다.

복지정책의 수립과 시행이 국가의 의무가 아니라 왕조시대의 성군정치쯤으로 착각하는 봉건이데올로기의 시대에는 노동권이 불경한 죄가 되겠지만, 현대 우리나라는 엄연한 공화국을 표방하고 있고, 자본주의 시대에 살고 있는 이상 노동권 교육은 필수가 될 수밖에 없다. 노동법은 위기에 빠진 초기자본주의를 구해 낸 자본가들의 현명함이 만들어 낸 산물이다. 노동권은 그 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헌법에 규정된 엄연한 권리다.

하윤성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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