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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고용 노동자의 '인덕앓이'하해성 공인노무사(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차장)
하해성
공인노무사
공공운수노조
서경지부 조직차장

버스를 타고 가다 보니 어느 유명한 배우의 얼굴을 배경으로 ‘인덕앓이’라고 쓰인 광고가 보인다. 인덕대는 '가슴앓이를 하게 될 만큼 가고 싶은 대학’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싶은 것 같다. 그런 매력적인 학교가 되는 방법이 있다.

지난해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북부지청에서 인덕대 청소·경비 노동자들과 관련한 사건으로 한 용역회사 임원을 상대한 적이 있다. 최저임금법과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사항을 다투는 중이었다. 그 임원은 자신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며 용역단가가 너무 낮아 오히려 적자를 봤다는 말을 했다. 중간착취를 한 것이 없으니 죄가 없다는 주장이다. 그런 낮은 단가 입찰에 왜 참여했냐고 물으니 "실적을 위해 필요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용역회사들의 무모한 욕심 덕분에 인덕대는 싼값에 간접고용의 혜택을 누려 왔다.

이런 인덕대의 청소·경비 노동자들이 두 번째 임금협약을 앞두고 투쟁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들이 주장하는 바가 독특하다. “지난해 합의한 사항을 이행하라”는 것이다.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인덕대와 노조는 “타 대학의 2014년 임금·단체협약을 동일하게 적용받을 수 있도록 용역비를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합의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지난달 18일 학교 관계자가 “그 합의를 이행할 의사가 없다”는 말을 했다. 1년 후면 조금 나아질 것을 기대하며 버텨 온 간접고용 노동자들에게는 땅이 꺼지는 일이었다.

다음날부터 전 조합원이 파업에 돌입했다. 고령의 노동자들이 돌바닥 위에 앉아 농성하고 심지어 차가운 복도에서 잠을 잔다. 팔뚝질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걸친 듯 어색하지만 줄기차게 “합의서를 이행하라”고 외친다. 몇몇 졸업생들과 재학생들도 학교의 변화를 촉구하는 현수막을 내걸었다.

그러나 한 달이 다 되도록 사측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속임수도 자행한다. 한 학교 관계자는 “학교가 어렵다”며 “직원들 각자가 사학연금을 수백만원씩 내놓게 됐다”는 말을 했다. 실은 사학연금 개인 부담분을 학교가 전액 지급하다가 들켜 환수하게 된 것을 학교가 어렵다는 근거로 둔갑시킨 것이다. 게다가 학교 총장은 “경영이 어려우니 사정변경을 인정하라”고 하면서도 “결산내역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학교의 속임수와 무책임한 태도에 청소·경비 노동자만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학교 관계자들은 자신들의 사정을 봐 달라고 하면서도 “생활이 힘들어 빚이 늘어가고 있다”는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하소연에는 귀를 닫고 있다. 이런 학교에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앓이’를 할 만큼 매력적인 대학이 되는 방법은 간단하다. 잘못된 관행을 혁신하며 신뢰를 행동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그리고 노동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노동력을 재생산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임금을 지급하며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것이다. 가장 매력적인 방법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위해 도급계약을 거치던 간접고용 정책을 폐지하고 상시적 업무에 대해 직접고용을 선언하는 것이다.

요즘 인덕대 인근 월계역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타면 짙은 개나리가 만개한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을 혼자 보기 아까워 차 안의 사람들을 둘러보면 스마트폰을 보느라고 창 밖을 보는 사람이 거의 없다.

지금 인덕대에는 황혼의 나이에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가는 노동자들의 새로운 삶이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고령노동자들의 소중한 투쟁이 시선을 끌지 못하는 개나리가 되도록 놔둬서는 안 된다. 새로이 피어나는 고령노동자들의 생존을 위한 변신에 지지와 응원을 보내자. 대학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것은 대학 관계자만의 의무가 아니다. 교육에 대한 책임은 학교에서 자라고 있는 세대에게 미래를 맡길 모든 사람들의 몫이기도 하다. 인덕대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앓이'가 대학의 변화를 위한 성장통으로 기억되길 기대해 본다.

하해성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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