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업인력공단지부

"산업인력공단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이뤄 내겠다."

손종배(45·사진) 공공연맹 노동부유관기관노조 산업인력공단지부 위원장의 일갈이다.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지부사무실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손 위원장은 "살인적 노동강도, 턱없이 부족한 인력문제는 내버려 둔 채 단체협약상의 빈껍데기 조항만 가지고 통제하려는 것이야말로 비정상"이라고 강조했다.

2012년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1년6개월간 위원장직을 역임한 손 위원장은 지난달 17일 임원선거에서 조합원 73.4%의 지지로 당선됐다. 27일 취임식을 앞두고 있다.
"월화수목금금금 … 살인적 노동강도에 퇴사자 이어져"

일·학습 병행사업·K-Move(청년해외취업 멘토링 프로그램)·NCS(국가직무능력표준 개발 및 활용)·지역산업 맞춤형 인력양성체계 구축·스펙초월 멘토스쿨….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 70% 창출을 위해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다. 모두 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고 있다. 신규사업이 늘어나면 담당인력도 늘어나야 하는데 공단에서 인력충원은 언감생심이다. 지난해 공단이 기획재정부에 요구한 충원인력은 490여명이지만 실제 충원된 인원은 69명에 불과하다.

연장근로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못 받는 것도 문제다. 공단은 1년에 152시간만 시간외 수당으로 인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과다 업무로 인한 직원들의 피로호소가 잇따르는 상황이다. 지난해에만 12명의 공단 직원이 자발적으로 퇴사했다. 암으로 숨진 직원도 2명이나 된다.

손 위원장은 "과로와 스트레스에 의한 암 발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공채 10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공단에 들어온 직원들이 상상 이상의 살인적 업무량에 지쳐 나가떨어지고 있다"며 "밤 10시 퇴근은 기본이며, 토·일·휴일근무까지 '월화수목금금금'이라고 얘기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올해 신설된 일·학습지원센터가 부족한 인력을 다른 사업에서 빼내 오면서 공단 전반적으로 인력부족 현상이 연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공단은 2011년부터 1주일에 1번(수요일)을 '패밀리데이'로 지정해 직원들의 자발적 칼퇴근을 도모하고 있지만 실효성은 제로다. 주말까지 나와 일해도 소화하기 힘든 업무를 놔두고 정시에 퇴근할 직원은 없기 때문이다.

지부는 올해부터 강제적으로라도 직원들이 패밀리데이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부터 바꿔 보겠다는 계획이다. 조합원들부터 패밀리데이에 적극 참여해 장시간 근무 근절 분위기를 조성해 보겠다는 취지다.

손 위원장은 "장기적으로는 인력충원, 단기적으로는 조직문화 바꾸기와 연장근로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5월부터 울산시대, 정주여건 해결해야"

공단은 5월3일 '30년 마포 본부시대'를 마감하고 울산으로 이전한다. 지부는 직원들의 정주여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달 울산이전TF를 꾸려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손 위원장은 "10년간 이전 준비를 했지만 아직 이전에 따른 거주지와 근무여건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서 직원들이 걱정이 많다"며 "새 보금자리에서 활기차게 일하기 위해 공단에 요구할 건 요구하면서 울산시대를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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