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오후 삼성전자 백혈병 사건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상영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제정남 기자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 사건을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국회에서 상영됐다.

국회 복지노동포럼은 지난 2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에 다니다 백혈병에 걸려 숨진 고 황유미씨와 아버지 황상기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 <또 하나의 약속> 상영회를 개최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제작두레를 통해 제작비를 마련하고 실화를 다룬 이야기라는 점에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불러 모으고 있다. 8천여명의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제작두레와 개인투자로 제작비와 광고비용 전액을 충당했다. 제작두레 방식으로 제작비 전액을 모은 상업영화는 <또 하나의 약속>이 처음이다.

영화는 고 황유미씨 역할을 맡은 한윤미가 고교 졸업 후 국내 굴지의 반도체회사에 취직한 뒤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사건에서 출발한다. 그녀의 아버지 상구는 딸의 질병을 산업재해로 인정받기 위해 대기업과 싸워 나간다.

영화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산재 불승인을 받은 사건이 서울행정법원에서 뒤집힌 내용까지 담고 있다. 현재 공단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상태다.

이날 영화 상영 뒤 열린 제작진·출연배우와의 대담에서 관객들은 질문 대신 "영화를 만들어 줘서 감사하다"는 관람평을 쏟아냈다. 아버지 상구 역을 맡은 배우 박철민씨는 "황상기 아버님이 어떤 힘으로 먼 길을 달려가고 있는지 그 힘의 근원을 아직은 알지 못한다"며 "약한 아버지와 힘없는 사람들이 커 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라고 설명했다. 김태윤 감독은 "만약 회사와 합의를 했으면 아버님이 지금처럼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생각해 봤다"며 "내가 왜 이 일을 시작했는지 되돌아봤고, 이런 영화가 다시 안 나오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는 다음달 6일 스크린을 통해 관객을 찾아 간다.

한편 국회 상영회에는 보건복지위원회 이목희 민주당 의원과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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