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월의 고비만 넘기면 충분히 살 수 있다"

현대건설이 새로 작성한 "2001 자금운용계획"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이전에 나타날 수있는 자금상의 어려움 내지는 미스 매치(수급불일치)를 극복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에는 또 이번 고비를 넘어 출자전환과 CB(전환사채)발행, 유상증자들이 계획대로 이루어지면 클린 기업으로 다시 태어난다는 기대가 깔려 있다.

임직원들이 상여금과 퇴직금 지급을 늦추는데 따르는 불이익을 감수키로 한 것도 이같은 희망 때문이다.

현대건설 내부에서는 출자전환이 원만하게 이루어지고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서분위기를 추스르면 회생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 수정 자금운용계획의 주요내용 =<>채권단의 출자전환 <>CB 발행 및 유상증자
<>연말까지 만기도래 회사채의 출자전환 대상 포함 <>5,6월 자금난 극복 비상대책 <>자구노력의 철저한 이행 등을 핵심내용으로 하고 있다.

출자전환과 CB 발행, 유상증자 등은 이미 발표된 대로다.

1조4천억원의 출자전환은 6월중 이뤄진다.

3월말 현재 출자전환 대상 금융권 차입금은 모두 7천1백60억원이다.

7월중에는 CB와 유상증자를 통해 각각 7천5백억원씩 모두 1조5천억원을 확보할방침이다.

이중 5천6백50억원은 차입금 상환에 사용된다.

하나은행 기업어음(CP) 5백억원, 산업은행 브리지론 1천2백50억원,일시지원금융
3천9백억원이 상환대상이다.

현대는 이와 병행, 부동산(2백88억원) 해외미수채권(6백11억원) 사업용자산(9백69억원) 유가증권(1억원) 등의 매각을 통해 모두 1천8백69억원을 마련키로 했다.

서산농장과 계동사옥의 매각이 이뤄질 경우 자구 규모는 더 커진다.

상여금과 퇴직금 지급연기 등을 통해 마련하는 자금은 출자전환에서부터 CB 발행, 유상증자, 자구 노력 등 일련의 회생계획이 이행단계에 들어가기 전에 나타날 수있는 난관을 돌파하는데 사용하기 위한 비상자금이다.

일련의 회생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지난해 7조2천5백77억원이었던 현대건설의 자사은 올해말 6조5천8백72억원으로 줄어든다.

부채도 지난해(8조1천1백49억원)의 절반수준인 4조5천6백24억원으로 축소된다.

이중 금융권 차입금은 4조4천8백32억원에서 1조7천6백54억원으로 크게 줄게 된다.

지난해 완전잠식된 자본금은 2조2백48억원으로 원상회복된다.

따라서 98년 5백39%까지 치솟았던 부채비율도 2백25%로 떨어진다.

영업부문에서는 지난해보다 6% 늘어난 6조7천7백50억원의 매출을 올려 6천6백93억원의 영업이익을 실현한다는 목표다.

금융비용 등을 제외한 경상이익은 3천5백10억원, 당기순이익은 7백82억원으로잡고 있다.


<> 변수는 없나 =출자전환에 반대하는 투신권이 변수다.

19개 투신운용사로 구성된 투신 공동대책반은 자신들이 정식 채권기관이 아닌데다 증권투자신탁업법과 약관상 출자전환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투신사가 갖고 있는 회사채 규모는 5천억원 수준으로 투신권이 물러난다면 은행들이 떠안아야 하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회사채 출자전환이 어려울 경우 CB나 신규 유상증자 참여, CP인수, 채무면제 등의 방식으로 동참하는 방안을 투신권에 제시할 계획이었지만회의 불참으로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현대건설 임직원들이 출자전환 논의를 걱정스런 눈길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채권단의 확고한 지원의지가 확인되고 새로운 경영진이 조속히 선임돼야 신인도 하락과 경영공백을 딛고 국내외 수주활동 등을 정상적으로 벌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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