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공무원노조가 16~17일 이틀간 7기 임원선거를 치른다. 기호 1번 정헌재 위원장 후보와 기호 2번 이충재 위원장 후보가 맞대결을 펼친다. 정부로부터 네 차례에 걸쳐 설립신고를 거부당한 공무원노조를 새롭게 이끌 새 위원장은 누가 될까.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0일 경기 평촌동 한 음식점에서 기호 2번 이충재(44·사진) 위원장 후보를 만났다.

이 후보는 전남 광양시청 소속으로 옛 민주공무원노조 사무처장(2007년)·공무원연금제도발전위원회 위원(2008년)·대정부교섭단 대표(2008년)·공무원노조 부위원장(2009년)을 역임했다. 그는 “창립 12년을 맞은 공무원노조의 운동방향과 운영방향을 새로이 정립하고 당면한 공무원연금 문제를 해결하고자 출마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 박근혜 정부가 공직사회에 매우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화가 가능할까.

“현 정국에선 법내노조든 법외노조든 정부와 공식적 교섭이 힘들 것이다. 이명박 정권 때부터 안 되고 있지 않나. 결국 사회적 교섭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노동계·정치권·시민사회를 모두 포괄해서다. 교섭 대상에 노동조건뿐 아닌 정부정책까지 포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무원들이 정부정책을 검토하면 정책실패는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런 활동이 공무원노조의 순기능이고 여기에 노조의 활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역량 강화를 공약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정책이 없으면 노조가 노동 3권도 없이 무엇으로 버티고 어떻게 국민의 지지를 받겠나. 그렇게 사회적 지지를 받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정부에 대화를 촉구할 것이다.”

- 공무원노조 노선으로 ‘사회운동 노조주의’를 제시했는데.

“공무원노조는 사회공공성을 향해 가야 한다. 사회운동 노조주의란 투쟁성·계급성 등 노조로서의 정체성을 견지하는 동시에 공공성을 지키는 사회적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예컨대 민중의 삶을 파탄 내는 철도 민영화 등 사회적 의제를 공무원노조가 가진 행정력과 정보를 동원해 공론화하는 것이다. 지역사회와의 연대 강화를 주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서울시에 국공립 보육시설이 더 필요하다면 공무원과 지역주민들과 함께 대안과 운영방안을 만들어 시장과 교섭하고 싸워야 한다. 이건 개량주의가 아니다. 결국 ‘민중행정’과 같은 말이다.”

- ‘교섭’을 강조하다보니 상대적으로 투쟁성이 약해 보인다는 우려도 따를 듯한데.

“투쟁을 못 하는 게 아니라 교섭도 잘 한다는 것이다. 난 도지사 두 명을 퇴진시켜 봤다. 명분과 실리를 함께 취한다는 게 내 방식이다. 싸울 건 싸우고 협상도 할 것이다.”

- 해직자들에 대한 대책은 뭔가.

“최우선은 복직이다. 현 정국에서 쉽지는 않겠지만 직접 나서 노력하겠다. 그 다음으로 생계와 활동 보장이다. 해직자들이 각자의 역량을 살려 노조에 복무하는 활동방향을 다양하게 열 것이다. 물론 활동에 대한 심사와 조합원들의 동의가 기본 바탕이다. 이를 거쳐 결정된 활동은 노조가 힘을 실어줄 것이다.”

- 노조의 정치활동과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법 개정이 요구된다.

“다양한 집단행동을 통해 우리가 먼저 저항하고 앞서 나아갈 수밖에 없다. 지금껏 그래왔듯 법제도는 늘 그 뒤에 따라온다. 사회적 여건이 어렵다 해도 결국은 우리 의지에 달렸다. 난 2008년에도 시국선언을 했고 징계를 받았다. 그러나 징계를 최소화하지 못한 것이 아쉽지 해야 할 일을 한 데 아쉬움은 없다.”

- 공무원 주요 현안인 공무원연금 문제는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범국민적 연대로 대응해야 한다. 공무원노동계·사학단체·군인단체 등과 공동투쟁본부를 조직해 대정부 투쟁에 나설 것이다. 또 정책연구소를 중심으로 공무원연금 뿐 아닌 공적연금 전반에 대한 재원마련 등 정책대안을 만들며 국민적 지지를 획득할 것이다.”

- 공무원노동계와의 연대전략은.

“공공부문협의회 개념으로 공무원노총·교원단체 등 여러 단체를 포괄한 넓은 연대체계를 조직할 계획이다. 나중엔 공기업까지도 포함해야 한다는 고민이 있다.”

- 옛 민공노 당시 기호 1번 정헌재 후보가 위원장으로 기호 2번 이충재 후보가 사무처장으로 함께 일했다. 서로의 강·약점을 따진다면.

“정헌재 후보의 장점은 성실함이다. 난 실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웃음) 강·약점을 따지기보단 실력으로 검증받으면 된다고 본다.”

* 당초 함께 싣기로 한 기호 1번 정헌재 후보의 인터뷰는 정 후보의 사정상 취소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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