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이 오는 22일 임원선출을 위한 선거인대회를 연다. <매일노동뉴스>가 임원선거에 출마한 이병균·박대수·김주영·서재수(기호 순) 사무총장 후보로부터 한국노총 내부 의사결정, 사무총국 재편 구상, 재정자립, 홍보·언론사업, 여성사업에 대한 입장을 들었다.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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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 1번 이병균(54·사진) 사무총장 후보는 "정부와 자본이 폭력적인 방법으로 노동운동 진영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데,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노동의 힘을 모아 낼 총연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출마 이유를 밝혔다.

내셔널센터의 안살림을 도맡을 사무총장으로서 사무총국 부서별 전문성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그간 다양한 정책들이 "지도부 입맛에 따라 사장되고 변질되는 사례가 많았다"는 진단 때문이다. 이 후보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조합원 자격 논란'에 대해서는 "후보자의 인격을 흠집 내기 위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이라고 일축했다.

-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왜 김동만 후보인가.

"노조법 개악과 통상임금 판결·철도노조 파업을 보자. 정부와 자본은 자신들의 생각을 관철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폭력적인 방법으로 노동운동 진영을 궁지로 몰아넣고 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노동의 힘이 필요하고, 노동의 힘을 모아 낼 수 있는 총연맹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한국노총 내부에서 이런 주장을 계속 제기했다. 그 결과 현 집행부는 상임부위원장에서 해임시키기까지 했다. 강력한 한국노총 건설을 통한 노동의 위기 극복에 미력하나마 전부를 던지기 위해 출마를 결심하게 됐다.

김동만 위원장 후보는 금속노련 위원장 시절부터 20여년을 함께한 동지다. 그리고 지난 3년간 한국노총에서 상임부위원장으로 함께 일했다. 김동만 후보는 많은 장점이 있지만 무엇보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사람이다. 어려운 동지들을 만날 때 그런 성격이 빛을 발하는 것 같다. 그의 성실함은 노동자에 대한 무한한 애정에 기인한 것이다. 이런 동지와 함께라면 위기의 노동운동을 지켜 내고 현장의 동지들과 함께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 한국노총 내부 민주적 절차와 투명성 제고를 공약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한국노총은 규약 제29조에서 연 2회 이상 중앙위원회 개최를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역대 집행부는 중앙위원회를 거의 열지 않았다. 규약마저 지키지 않는 의사결정 방식은 심각한 문제다. 규약에 따라 연 2회 중앙위원회를 기본적으로 개최할 것이다. 중요한 의사결정은 투명하고 민주적인 시스템으로 처리해야 한다. 한국노총의 회의 모습을 인터넷으로 생중계할 계획이다."

- 사무총국 개편방안을 소개한다면.

"한국노총 사무총국과 임원 간 소통이 안 되고 있다. 자율성을 보장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렵게 만들어진 정책이 지도부 입맛에 따라 사장되고 변질되는 사례가 많다. 사무총국 직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동기부여와 대안을 접목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문제다. 각급 부서의 역할 중복과 분산은 활동의 집중성을 떨어뜨린다. 또 백화점식으로 사업이 나열되고 있다. 각 본부 간 벽을 허물고 부서별 전문성을 제고해야 한다. 상반기에 사무총국 혁신과 관련해 현장의 의견을 수렴하겠다. 하반기에는 일하는 사무총국, 건강한 사무총국을 만들기 위해 개편에 나설 생각이다."

- 여성할당제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여성조합원의 권익을 확대하기 위한 공약이 있나.

"한국노총은 2006년부터 여성대의원 할당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도입 초기부터 폐지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등 제대로 정착되지 않고 있다. 한국노총 여성간부·조합원 교육을 정례화해 현장 여성활동가를 양성하고, 산별연맹과 한국노총 지역본부 여성담당자 워크숍을 연 2회 실시해 여성 담당자들 간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 한국노총 여성위원회를 확대해 산별과 현장의 활동가들을 대폭 충원하고, 예산도 우선적으로 배정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여성부위원장이 여성위원회를 실질적으로 지도할 수 있도록 권한을 강화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중앙위원과 대의원의 30% 이상이 여성이 되도록 제도적으로 담보할 것이다."

- 한국노총 재정자립을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정부기관처럼 임원의 판공비 세부항목을 조합원들에게 공개할 의향이 있는지.

"원칙적으로 운동조직의 재정자립은 자주적 노동운동의 근간이 돼야 한다. 조합비로 운영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재정구조다. 재정자립을 위한 토대가 취약하기는 하지만 방향성을 갖고 한국노총 회계의 투명성과 건전성을 점검해 나가겠다. 임원의 판공비는 공개해야 한다. 객관적이고 투명한 재정집행을 위해 효율적 예산운영과 결산업무 시스템부터 전면적으로 혁신할 계획이다. 방만하게 집행되는 예산집행 사례를 검토해 임기 중에 재정자립의 튼실한 토대를 만들겠다."

- 한국노총의 홍보 및 언론사업을 어떻게 평가하나. 개선방안이 있다면.

"소통은 사실과 입장을 왜곡되지 않도록 전달·설득하는 데 있다고 본다. 그러나 <매일노동뉴스>와 같은 균형 잡힌 시각을 지닌 언론이 많지 않은 우리 사회에서 노동운동에 대한 대국민 인식은 날로 왜곡되고 있다. 현안 중심의 일상사업에 매몰되는 한국노총의 경우 홍보업무에 현장의 목소리를 시의성 있게 반영하기 힘든 구조다. 홍보일꾼 육성 또한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제도 시행 이후 어려워지고 있다. 이념전파식 홍보보다는 사회적 현안에 대한 국민의 눈높이에서 공익성 있는 입장표명을 일상화하고, 홍보일꾼 육성을 위해 예산과 조직화 시스템을 마련할 것이다."

- 이병균 사무총장 후보에 대한 자격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2010년 7월 옛 대우전자에서 아웃소싱된 이피네트시스템즈(주)에 노조를 설립했다. 이후 상급단체인 금속노련에 의무금 행사를 한 번도 거른 적이 없다. 금속노련에서 대의원을 배정받는 등 정상적으로 활동해 왔다.

만일 상대 후보의 주장대로라면 상급단체 활동은 물론이고 한국노총 상임부위원장까지 할 수 있었겠는가. 사실이 명확한데도 일부 소수가 이런 유언비어를 퍼뜨리고 있다. 흡집을 내려는 치졸한 네거티브 선거운동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한국노총 사무총장으로 출마하는 과정에서 어떤 자격 조건도 위반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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