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범 한국경총 회장

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전국의 모든 경영자와 근로자들이 건강하고 희망과 행복이 넘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지난해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창조경제를 통한 고용률 70%달성’이라는 희망찬 목표를 제시하고 많은 분야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 줬습니다. 그러나 경제상황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글로벌 경기가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침체 등으로 내수부진이 지속됐습니다.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됐습니다.

노사 분야에서도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국회와 정치권은 산업현장의 현실을 도외시한 채 무리한 규제입법을 추진했습니다. 기업들은 급격하고 과다한 규제와 변화로 어느 때보다 힘든 한 해를 보냈습니다.

올해 노사관계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말 시작된 철도노조 파업의 여파로 올해도 노사갈등 요소가 산재해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킨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산입범위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산업현장에서 노사갈등이 커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과거 분의 기업부담을 덜게 된 점은 불행 중 다행이나 향후 기업의 인건비 증가가 불가피합니다. 통상임금에 대한 소모적인 노사갈등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근로자들의 협조가 필요합니다. 노사는 소모적인 소송 대신 상생의 길을 함께 모색해 나가야 합니다.

전국의 경영자와 근로자 여러분. 2014년 갑오년은 60년 만에 찾아온 파란말(靑馬)의 해입니다. 서양에서는 청마를 행운을 가져다주는 유니콘으로, 동양에서는 진취적이고 활발한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넓은 광야를 거침없이 달리는 파란말처럼 올해 우리 경영자와 근로자 모두 오랜 침체에서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 한 해가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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