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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당 대기발령 남용에 눈물 흘리는 노동자들

문은영

공인노무사

(노무법인 현장)

최근 회사의 대기발령 남용 사례를 통해 어려움을 겪은 노동자들의 상담을 담당한 적이 있다. 두 가지 사례는 이러하다.

갑회사의 A씨는 몇 가지 비위사실을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되면서 취업규칙에 따라 대기발령 처분을 받았다. 회사는 징계를 위한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기존 업무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자택대기발령을 내렸고 얼마 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파면처분을 했다. A씨는 징계처분에 관한 재심신청이 가능하다는 회사의 설명에 재심신청을 했고 회사는 원심 판단 이후에도 월급을 주면서 대기발령 상태에서 재심을 진행했다.

회사는 최초 해고처분이 있은 지 3개월이 되기 불과 3일 전에 원처분과 동일한 파면처분을 통보하면서 퇴사처리를 했다. A씨는 25년간 다닌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징계에 회부되면서 최종 결론이 나기까지 약 4개월간 징계사유를 전혀 납득할 수 없어 하루하루 견디기가 너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재심 결과 해고를 최종적으로 통보받고 난 뒤 심한 정신적 충격으로 인해 한동안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겨우 정신을 차려 2주쯤 뒤에 상담을 하게 됐다.

상담을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하다 보니 회사는 회사에게 유리하게 대기발령을 남용하고 있었다. 첫째, A씨의 경우 기본급에 비해 보직수당과 업무수당이 많기 때문에 3개월이 넘는 대기발령 기간 동안 평균임금은 현저히 낮아졌고 퇴직금 차이가 많이 발생했다. 둘째, 회사가 의도했는지 아닌지 명확히 알 수 없으나 최초 해고처분을 하고 임금을 지급하면서 대기발령 상태를 유지한 상태에서 재심을 거친 이후에야 퇴사처리를 했다. 원처분이 있은 지 3개월이 다 된 시점에서 재심처분이 내려지고 해고의 효력이 발생하다 보니 노동자 당사자는 재심처분이 내려진 날 자신이 비로소 해고됐다고 판단하고 그제야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알아보게 된 것이다. 그러나 노동위원회법에는 구제신청 기산일을 원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이 사례의 경우 노동위원회가 엄격히 판단해 각하할 가능성이 높아져 버렸다. 결국 노동위원회가 아닌 민사법원을 통한 재판을 진행하는 길을 선택했다. 회사의 대기발령은 어느 정도 계산된 것 같았다.

을회사의 B씨는 15년간 지원부서에서 경리업무를 성실히 담당해 왔고 업무상 중국어가 필요 없어 별도의 중국어 능력 없이 근무했다. 을회사는 다른 나라와 무역을 하는 회사인데 중국어 사용이 필요한 사업부서에는 중국어 사용 가능자들은 배치하고 나머지 지원부서에는 중국어 능력과 상관없이 채용이 이뤄져 왔다.

그런데 직장상사에게 개인적인 일로 오해를 사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을회사는 B씨를 정기인사철도 아닌데 어느 날 갑자기 중국어를 사용해서 업무를 하는 사업부서로 인사발령을 냈다. B씨는 이런 인사명령이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회사의 인사명령이니 따라야 한다고 생각해서 중국어가 직접적으로 필요한 일을 제외하고 나머지 일을 열심히 했다고 한다. 그러나 중국어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사업부서에서의 업무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고 회사는 4개월 만에 업무능력 부족을 이유로 대기발령 처분을 했다.

회사는 대기발령의 업무상 필요성을 설명하지도 않고 대기발령 장소를 회사 휴게실로 지정했다고 한다. B씨는 상담 과정에서 대기발령 자체도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전 직원이 드나드는 휴게실에 하루 종일 앉아 있게 하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눈물을 흘렸다. 마치 자기를 유령 취급하는 동료 직원들에게 대한 분노로 잠이 안 온다고 호소했다. 기한의 정함도 없는 대기발령 상태에서 하루를 버티기가 너무 힘들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면 대부분 스스로 사직서를 쓰고 나가게 된다. 회사는 그걸 노린 것 같다.

대기발령에 대해서는 사용자의 업무상 필요성을 비교적 폭넓게 인정하고 노동자가 이를 입증하기도 어려워 부당 대기발령을 다투기 어렵고 설령 구제신청을 들어가도 다른 처분으로 구제실익을 없게 하거나 업무능력 부족인 증거를 뒤늦게 만드는 경우도 있다. 상담사례를 보면 대부분 대기발령을 노동위원회에서 다투기도 전에 노동자들이 인격적으로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처하지만 부당함을 확인받기 위해서는 현재로서 견디는 방법밖에 없다. 법원의 경우 회복할 수 없는 손해의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가처분이나 집행정지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는데, B씨 사례의 경우 노동위원회에도 이런 제도가 있었으면 어떨까 생각해 봤다. 노동자 구제를 위한 법적인 보호가 너무도 최소한인 현실이 안타깝다.

문은영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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