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의 첫 직선제 선거와 함께 관심을 모았던 체신노조의 직선제 논의는 대안없이 내년으로 또다시 연기됐다. 체신노조 이주완 전위원장은 축사에서 "간선제가 나쁘고, 직선제만 좋은 것은 아니다"며 조직단합을 위해 간선제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체신노조는 지난해 정기대의원대회에서 직선제의 장단점을 연구한 후 올해 대의원대회에서 논의하자고 결정한 바 있다. 체신노조직선제추진위원회(체직추) 홍순복 공동대표가 회순통과에 앞서 이 문제를 정식안건으로 다뤄줄 것을 건의했으나, 대다수 대의원의 반대로 마지막 기타안건으로만 논의됐다.

일부 대의원들은 "직선제 문제보다 닥친 구조조정 문제를 논의하는게 중요하다"며 직선제 논의를 반대했으며, 체직추 관계자들은 "집행부쪽은 직선제를 논의하는 사람들이 구조조정 문제를 회피하는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체신노조는 직선제에 대한 검토결과 조합원의 참여의식을 높이고, 노조활동의 활성화 등의 장점이 있으나, 선거비용 과다, 선명성 경쟁으로 투쟁위주 노조활동, 지역감정 심화, 사업연속성 약화 등의 단점이 있다고 밝혔다. 체직추쪽은 "7만 조합원이 훌륭하게 직선제를 실시하고 있는 전교조 등은 조사하지 않고 잘안되는 노조만 조사했다"고 반발했으나 직선제 논의는 더 이어지지 못했다.

한편 서울지방본부가 우편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투표자수 7,373명중 4,416명이 투표해 2,773명이 직선제에 찬성한 것과 관련, 정현영 위원장이 "조합원 37%만 직선제에 찬성했다"고 발표해 서울지방본부쪽이 "투표자의 62%가 찬성한 것"이라고 반박하는 등 한때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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