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청년층 100명중 12명이 유휴인력인데다, 청년층 취업자 중 상당수가 비정규직으로 고용되고 있어 고용의 질도 낮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현상은 단기적인 비용절감 효과는 거둘 수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국민총생산을 위축시키고 경쟁우위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으로 다가올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20일 한국노동연구원이 마련한 '청년실업의 원인과 대책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 연구위원들은 청년실업의 현황과 원인을 분석하고 노동시장으로의 진입을 위한 정책과제를 모색하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현황 = 한국노동연구원의 이병희, 안주엽 연구팀은 올해 대학(원) 및 전문대학의 신규졸업자의 경우 3월 현재 졸업자 중 취업자의 비율은 50%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99년 3월에 신규졸업자 31만6천명 가운데 53%만이 일자리를 찾았던 것에 비해서도 더 떨어지는 수치다. 이에 신규대졸자의 올해 3월 실업률은 28.8%로, 99년의 27.6%, 2000년 23.9%에 비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최종학교를 마치고 난 뒤 3개월내의 취업률이 42.8%에 불과하며 첫 일자리에 진입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평균 8.5개월에 이른다.

특히 연구팀은 청년층(남자는 15-29세, 여자는 15-24세) 가운데 실업상태에 있거나 교육훈련을 받지 않으면서 구직활동도 안하고 있는 청년은 지난 해 현재 105만4천명으로 집계돼, 청년층 100명중 12명이 유휴인력으로 노동력을 썩히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청년층의 상당수가 '열악한 일자리'로 보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1999년 현재 임금근로자 가운데 청년층의 상용직 비율은 44.3%에 불과해 성인의 52.5%에 비해 훨씬 낮다. 반면 비정규직, 특히 임시직의 비중은 성인의 18.8%에 비해 청년층은 40.1%로 높다는 것. 실직근로자가 전반적으로 재취업시 지위가 하강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청년층의 초기 불안정한 일자리 형태가 노동시장 진입과정에서 일시적으로 거치는 디딤돌이라고만 낙관할 수도 없다는 해석이다.

▶원인 및 과제 =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이병희, 안주엽 연구팀은 "현재의 청년층 고실업 문제는 과거처럼 경제성장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1998년 2월 이후 경기회복에 따라 전체 취업자의 증가추세가 두드러졌음에도 청년층 취업자 증가가 미진하고 실업문제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청년실업이 심각해진 것은 경제위기 이후 절대적인 취업기회가 감소된 것 뿐 아니라 최근 신규졸업자 중심의 채용관행에서 경력자 중심의 채용으로의 전환한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도 원인으로 꼽고 있다. 아울러 연구팀은 교육시장에서 인력양성체계가 노동시장에서의 노동력 수요구조의 변화에 적절히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청년실업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한편 전병유 연구위원은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을 위한 정책과제를 언급, "청년층 실업은 실업자 개인의 문제나 노동시장의 문제로 한정해선 안된다"며 "학교와 가족, 지역사회, 기업, 중앙 및 지방정부가 모두 이해관계를 가지는 문제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산업별·직종별 인력수요전망에 근거한 대학교육 학과과정의 유연한 운영 △산학연계시스템의 제도화 △직업세계와 노동시장에 대한 청년층의 인식수준의 제고 △취업연령차별 금지 △학교에서 직장으로의 이행과정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와 분석 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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