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파업을 두고 충북지역 학부모들이 아우성이다.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 충북지부(지부장 김미경)가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파업으로 아이들의 급식에 차질이 생겼다는 비판이다. 파업에 참여한 조합원들은 대부분 급식노동자들이다.

충북교육청에 따르면 일부 간부들이 진행한 파업 첫날 4개 학교에서 빵·우유로 급식이 대체됐다. 파업 둘째날에는 지역 442개 초·중·고교 중 29곳에서 급식에 문제가 생겼다. 파업을 조직한 핵심간부가 영양사로 일하고 있는 청주지역의 한 중학교 학부모들은 단체행동까지 벌였다.

이 학교 학부모 100여명은 15일 긴급총회를 열고 18일부터 급식을 거부하고 아이들에게 도시락을 싸 주기로 결의했다. 지역교육청에는 파업에 참여한 급식노동자 전원(9명)을 해고해 달라는 진정서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다행히 학교장의 중재로 실천에 옮기지는 않았다. 일련의 일사불란한 단체행동에는 내 아이의 밥을 지키기 위한 부모의 본능이 묻어난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파업에 대항해 직장폐쇄(해고 청원)와 대체인력 투입(도시락)에 나서는 사용자의 모습도 보인다.

그런데 과연 이들 학부모 중 학교비정규직이 왜 파업에 나서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있을까. 파업은 노동자들의 합법적인 권리다. 더군다나 지부 파업에는 분명한 명분이 있다.

그들은 1년을 일해도 10년을 일해도 정규직의 절반도 안 되는 월 100만원 수준의 저임금을 받는다. 정규직에게는 지급되는 밥값과 상여금을 받지 못한다. 휴가·근무시간 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든 차별을 견디는 실정이다. 이런 현실을 개선해 보고자 불가피하게 파업에 나선 것이다.

학부모들은 이러한 이유에 대해서는 귀를 닫은 채 내 아이의 밥 한 끼를 걱정한다. 교육적으로도 옳지 못하다. 학부모들은 급식노동자들에게 “향후 파업에는 참가하지 않는다”는 각서까지 요구했다. 지부를 비롯해 전국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이 이달 말로 예고한 총파업에 대한 우려다. 이후 “아이들 급식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는 내용으로 조정되긴 했지만 파업에 대한 오해와 단편적인 시각을 볼 수 있는 사례라 씁쓸하다.

모든 아이들은 노동자로 자란다. 학교비정규직이 처한 현실이 어쩌면 아이들의 미래일 수 있다.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현실을 미래의 아이들도 똑같이 겪어야 한다고 생각하면 끔찍하지 않나.

그렇다면 잠깐의 불편에 따른 원망은 미루자. 학교비정규직의 파업을 조금은 따뜻한 시선으로 보자. 그것이 아이들에게 차별과 소외 없는 세상을 물려주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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