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남순 신임 위원장이 향후 1년 9개월의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그 무엇보다 연기된 총파업 투쟁 일정을 확정하고 투쟁 동력을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로 꼽힌다. 이번 총파업 투쟁을 어떻게 이끌어 나가느냐는 박인상 전위원장의 정계진출 이후 약화된 한국노총 지도부의 위상을 재확립하는 것임은 물론, 이남순 위원장 특유의 '투쟁과 협상의 병행'이라는 전략의 실효성과 투쟁 지도력을 가늠케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 분명하다. 이남순 위원장이 5파전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국노총 사령탑에 오르자마자 첫 번째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다소 완화됐다고는 하지만 사실상 이번 보궐선거 역시 대세는 조직 선거였다는 점에서 이후 선거 후유증을 어떻게 치유해 나가느냐 역시 관심사다. 이와 관련해선 고배를 마신 후보쪽 연맹에 대한 관심과 배려도 중요하지만 전체 조직을 하나로 묶어낼 수 있는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번 보궐선거 과정에서 드러난 또 하나의 특징인 아래로부터의 개혁 요구 역시 이남순 집행부가 눈길을 뗄 수 없는 대목이다. 앞으로 3개월 이내에 규약 개정안을 마련하도록 의견을 모았지만 문제는 규약 개정의 폭과 심도를 어떤 수준과 범위에서 결정할 것인가이다. 당초 선거 운동 과정에서 이남순 위원장이 민주적 규약 개정에 동의하면서도 그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차후 논의한 다음 결정하겠다"라는 입장을 보인 것은 실제 규약 개정 결과에 대한 현장 간부들의 궁금증을 불러일으키는 대목이기도 하다.

앞서의 내용과 중복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젊고 강한 노총으로 새로워진다"는 으뜸 구호 아래 내세웠던 공약 사항을 얼마나 성실히 이행하느냐도 이남순 위원장이 풀어야 할 숙제이다. ▲5대 핵심요구사항의 금년내 관철 ▲조직의 확대·강화 및 민주적 운영 ▲삶의 질 향상, 사회정의 실현을 위한 연대투쟁 강화 ▲교육 및 연구개발 기능 확충 ▲정치활동 및 정치세력화 등의 항목으로 그가 제시한 청사진에 대한 조합원들과 간부들의 기대 또한 적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1년 9개월 동안 그의 약속 이행 여부를 꼼꼼히 지켜본 대의원들과 조합원들은 여기에 근거해 '그 이후'를 판단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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