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은순 지부장, "조합원들의 자신감 회복이 중요"


철도노조 54년 역사상 첫 여성지부장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전기지부 한은순 지부장(32세, 전기원)이 사업소장의 이례적인 대규모 전보발령으로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전기지부 선거가 끝난 이후 서울전기사업소는 두차례에 걸쳐 직원 200여명중 40여명에 대해 전보발령을 내려 서울전기지부는 현재 집행부 구성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전보발령으로 인해 일부 조합원은 출퇴근 시간으로 3시간 이상을 소비하는 경우도 있는 상황이다. 서울전기사업소의 전보발령에는 한지부장을 지지하지 않았던 조합원들도 포함돼 있지만 한 지부장 측은 부당노동행위 혐의가 짙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전기지부는 5차 전보발령까지 한다는 소문이 돌며 현장 분위기는 어수선하다. 서울전기지부에 대한 이런 조치들은 한은순 지부장이 철도노조에서 '민주파'로 찍힌데다, 여성이라는 비주류에 속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전기지부 부지부장을 맡고 있는 한 남성조합원은 사업소쪽으로부터 "바보같이 왜 여성밑에서 일하냐"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고 한다.

한지부장은 첫 발령에는 조합원들이 "지부장 바꾸니까 더 고생"이라는 회의에 빠질까 걱정이 앞섰으나 두 번째 발령이 내려지는 순간 "적극적으로 대응해야겠다"고 마음이 정리되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한지부장은 사업소가 지부를 상대로 '기싸움'을 벌인다고 생각하고 있다.

한지부장은 지난해 지부대의원 선거에서 당시 지부장보다 90표 정도를 더 얻었으나 이번 지부장 선거에서 표차는 10여표로 줄었다. 한은순 지부장은 선거 이후 많은 조합원들이 찾아와 "미안하다"는 말을 한 것도 사업소의 방해가 심했던 반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지부장은 "우선은 조합원들의 지부활동에 대한 자신감을 회복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노사협의회 개최를 요구하고 이번에 원하지 않은 지역으로 발령된 사람들의 복귀와 재발방지 대책 등을 사무소쪽에 강하게 요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내일은 내일의 해가 뜬다"는 생각으로 살고 있다는 한지부장은 소식지 발간과 조합원 복지실태 조사 등 일상적인 지부활동에 대한 계획도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어 이번 사태 해결과 함께 서울전기지부의 향후 활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