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를 희생물로 삼아 정국의 주도권을 쥐려 한다면 우리도 단호하게 정부에 대한 전면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습니다.” 2일 오후 명동성당어귀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연 민주노총의 단병호(51) 위원장은 “대화 창구, 노동관계위원회 등 정부와의 모든 관계를 단절하고 정부에 대한 강력하고 전면적인 투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중앙간부들도 지난해 지하철노조의 파업 이후 민주노총이 가장 중대한 갈림길에서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었다.

단 위원장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총선과 남북 정상회담으로 늦춰진 제2차대규모 구조조정을 하반기에 밀어붙이기 위한 의도”라고 비판하고 “정상회담 뒤 민중민주세력의 통일운동 움직임이나 의사폐업 사태에서의 굴복 등도 정부가 이런 강경대응에 나서게 되는 또다른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또 “계속 유포되는 경제위기설, 외국 자본의 압력, 총선 패배, 수구세력의 반격 등 김대중 정부는 사면초가에 놓여 있다”며 “난국을 타개할 돌파구로 의사협회나 수구세력이 아닌 노동자·민중을 선택한 데서 이 정권의 반동성이 잘 드러난다”고 비판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대정부 투쟁이 앞으로 모든 활동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전 조합원의 총력을 모아 강력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이를테면 롯데호텔 파업의 경우 노동자의 단체행동권을 무시한 강경진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 “이번에야말로 패배의 기억에서 벗어나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노동자의 정당한 기본권 확보를 위한 전 노동자의 연대투쟁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3일부터 명동성당 농성과 종묘·사직공원 집회를 벌여나가고, 6일 상경투쟁, 8일 전국 동시다발 집회 등을 벌일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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