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 국가별 대기오염 사망자 비율을 비교한 결과 12개 비교대상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의 사망자 비율이 두 번째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장하나 민주당 의원이 수도권대기환경청으로부터 제출받은 ‘WHO 국가별 대기오염에 의한 사망자 추정’ 자료를 분석해 20일 발표한 결과다.

WHO에 따르면 2008년 대기오염에 따른 우리나라 사망자는 1만1천944명으로 추산됐다. 4년 전인 2004년 사망자 추산치(9천749명)보다 2천195명 늘었다.

같은 기간 사망자가 증가한 국가는 한국과 중국·프랑스다. 중국의 경우 2004년 대기오염 사망자가 35만6천664명이었는데, 4년 뒤인 2008년에는 47만649명으로 추산됐다. 일본과 영국·미국 등 나머지 9개국에서는 사망자가 줄었다.

우리나라의 인구 대비 대기오염 사망자 비율은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2004년 인구 10만명당 21명꼴로 대기오염 사망자가 발생했는데, 2008년에는 10만명당 24명꼴로 사망자가 늘었다.

한편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런던·파리·도쿄 등 비교대상국 수도보다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2011년 기준 1세제곱미터(㎥)당 미세먼지 농도는 서울 47마이크로그램(μg)·런던 31μg·파리 27μg·도쿄 21μg 순으로 측정됐다.

상황이 이런데도 환경부의 대기오염 관련예산은 줄어들고 있다. 지난해 2천4억8천300만원이었던 환경부 대기예산은 올해 1천962억6천900만원으로 줄었다. 내년 예산안에는 1천832억2천100만원이 반영됐다. 장 의원은 “우리나라 대기질 농도가 주요 선진국에 비해 악화된 만큼 관련예산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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