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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식 중인 강상규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장] "삼성도 한화도 되는데, SK만 왜 노조출입 가로막나"
▲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

올해 8월 지도부 사퇴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단독출마한 강상규(40·사진)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장은 당선된 이후 한 가지 결심을 했다. 울산지역의 수많은 석유·화학 대기업 중 유일하게 노조간부의 현장출입을 막고 있는 SK자본과의 한판 싸움이 그것이다.

강 지부장은 임기가 시작되자마자 SK가 울산지역에서 진행하고 있는 3곳의 플랜트건설 현장에 문을 두드렸다. SK가 꿈쩍도 하지 않자 강 지부장은 이달 1일 울산 울주군 SK넥슬런 공사현장 앞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강 지부장은 16일 <매일노동뉴스>와의 서면인터뷰를 통해 “조합원의 있는 현장에 출입을 요구하는 것은 노조의 기본적인 요구”라며 “SK의 노조 적대정책을 전 조직의 역량을 동원해 돌파할 것”이라고 말했다.

- SK의 현장출입 통제는 언제부터였나.

“SK는 2004년 지부 출범 때부터 지속적으로 노조활동을 가로막아 왔다.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출입증 미발급’ 등의 형태로 일을 주지 않거나, 노조탈퇴를 종용해 왔다. 그런 상황에서 조직력이 커지자 노골적인 탄압은 줄어들었다. 그러나 다른 노조를 이용한 노노 간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 그동안 SK가 우리 노조를 적대하는 바람에 현장출입은 요청조차 하지 못했다. 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는 생각에 8월부터 본격적으로 SK 건설현장(NO2 FCC 셧다운·NEW PX·넥슬렌)에 출입을 요청하기 시작했다. 물론 SK를 비롯한 하청 건설사들은 묵묵부답 혹은 권한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묵살하고 있다.”

- 현장출입으로 지부가 하고자 하는 일은 무엇인가.

“SK 현장은 울산의 다른 곳과 비교했을 때 노동조건이 가장 낙후돼 있다. SK 현장은 일당이 다른 곳보다 2만원이 적은데도 작업시간은 더 길다. 중간 사장을 앞세워 작업을 강행하고, 이를 거부하는 조합원을 해고하는 ‘강제 모작’ 관행이 성행하고 있다. 현장출입으로 이러한 노동조건을 개선해야 한다. 산업재해 예방과 공기단축을 재촉하는 업체를 견제하는 것도 현장출입으로 얻고자 하는 일이다. 건설업체의 대화 파트너로 자리 잡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교섭 때만 만나서 서로 자기주장만 하다 보면 파업으로 갈 수밖에 없다. 평소 현장에서 업체들과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 나가기 위해서는 현장출입이 꼭 필요하다.”

- 울산의 다른 플랜트 건설현장은 어떤가.

“S-OIL·삼성정밀화학·한화석유·롯데케미칼 등 울산 전체 현장에서 노조활동을 보장받고 있다. 10년간 투쟁한 성과다. 유독 SK가 이를 거부하고 있는 것은 노조 적대정책 때문이다. SK는 노사상생이라는 개념 자체를 모르는 것 같다. SK측과 현장출입과 관련해 얘기해 보니 노조와 대화하는 것 자체를 노조에 굴복하는 일로 인식하고 있었다. SK는 이런 전근대적인 노동관이 담긴 주장을 한다. 깜짝 놀랐다.”

- SK는 플랜트시설이 있는 SK울산콤플렉스가 국가중요시설이고, 노조 간 갈등 방지를 위해서라고 하는데.

“SK 현장 노동자들은 지부를 포함해 상급단체가 다른 3개의 노조에 가입돼 있다. 하지만 분산 가입된 것과 현장출입은 명확히 다른 문제다. 다른 노조가 SK에 현장출입을 요청해도 SK는 당연히 이를 허가해야 한다. 정당한 노조활동을 위한 것이라면 SK가 현장출입을 가로막을 어떠한 이유도 없다. 동일 업종인 울산 S-OIL·여수 GS칼텍스·충남 대산 현대오일뱅크도 모두 국가중요시설이지만 현장출입을 보장한다. 국가중요시설이라서 안 된다는 것은 핑계에 불과하다.”

- 단식이라는 극단적 방식의 투쟁을 결심한 이유는.

“그만큼 이번 투쟁이 쉽지 않다고 판단해서다. 지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하지 않으면 현장출입 보장 문제는 결코 풀리지 않을 것이다. 아직까진 몸이 버틸 만하다.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단식을 지속할 것이다. 단식 이후 SK는 넥슬렌 현장에서 일하던 조합원들의 출입증을 말소하고, 부당하게 해고했다.”

- 지부가 17일 SK 본사 앞에서 대규모 상경투쟁을 벌이는데.

“울산지부 창립 이후 전체 조합원 상경투쟁은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사안에 전 조직적 힘을 걸었다는 뜻이다. 조합원들에게 필사즉생의 각오로 싸워야 이길 수 있다고 얘기하고 싶다. SK는 이제라도 전향적인 자세로 대화에 나서야 한다. 현장출입을 보장하라는 요구는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 달라는 것이 아니다. 다른 플랜트 기업과 마찬가지로 SK도 정당하게 노조를 대하라는 것이다.”

양우람  against@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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