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반도체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이 일반 비경제활동 여성에 비해 자연유산과 월경 이상을 겪는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시간·야간노동과 반도체산업에서 사용되는 독성 화학물질이 여성의 생식보건 이상을 초래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은수미 민주당 의원과 시민건강증진연구소는 13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을 통해 제출받은 진료비 청구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전자산업에 종사하는 20~30대 여성의 경우 비경제활동 여성보다 자연유산으로 병원을 찾은 비율(자연유산 치료 유병률)이 1.6배 높았다. 일반 여성의 경우 20대와 30대에서 각각 자연유산 치료 유병률이 0.14%와 0.23%인 반면 전자산업 종사자는 각각 0.22%와 0.36%로 조사됐다.

월경 이상으로 병원을 찾은 비율(월경 이상 치료 유병률)도 전자산업 종사자가 일반인에 비해 높았다. 20대와 30대 전자산업 종사자의 월경 이상 유병률은 8.66%와 5.39%였다. 일반인은 같은 연령대에서 각각 5.75%와 4.32%였다.

대표적인 장시간 노동 사업장인 은행에서 근무하는 여성의 자연유산 치료 유병률도 다소 높게 나왔지만 전자산업 종사자보다는 낮았다. 여성 은행산업 종사자 20대와 30대의 자연유산 치료 유병률은 0.20%와 0.27%로 나타났다.

은 의원은 "반도체산업 종사 여성의 유산 등 생식보건 문제는 장시간 노동과 야간근무가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하지만 생식독성 화학물질을 다룬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추정된다"며 "반도체 사업장에서 불임·월경이상·기형아 출산의 문제가 제기됐지만 제대로 조사한 적이 없는 만큼 고용노동부가 실태조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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