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미상공회의소 고위관계자는 최근 “한국의 실물경제는 바위처럼 튼튼하지만 젤리처럼 물렁물렁한 금융시스템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고질적 취약성을 털기 위해 금융당국은 지난 주말 은행 투신증권사 등 금융권의 ‘숨은 부실’을 공개하고 5조8,979억원에 달하는 잠재손실 해소방안과 일정을 밝혔다. 그러나 시장이 금방 OK사인을 보낼 것 같지는 않다. 정책당국의 땜질처방, 금융권과 기업의 도덕적 해이, 미국증시의 변덕 등에 지치고, 채권시가평가제 실시에 불안한 투자자들과 시중부동자금은“좀 더 두고보자”는 태도다.

금주 금융시장의 최대 교란요인은 은행노조들이 2차 은행 빅뱅 방침에 반발, 파업찬반투표를 거쳐 총파업투쟁을 벌이기로 한 것. 정부는 3일 시중은행장 회의를 열어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지만, 현실적으로 노조의 요구를 수용하기 어려워 ‘금융대란’의 가능성도 적지않다.

증시의 경우 유동성장세가 일부 기대되나 시장에너지와 매수주체가 모두 불충분해 ‘먹고튀기(eat&run)’에 자신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주가의 방향이 정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게 상책일 듯싶다.

LPG값을 2배이상 올리는 에너지가격 조정안에 대한 자동차업계과 LPG차량보유자의 반발이 거세다. 마침 4,5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가 6월에 0.5%나 상승, 하반기 물가가 우려된다는 재경부의 발표도 있어, 개각설로 뒤숭숭한 정부가 당초 정책의지를 지켜낼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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