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이라던가. 국정원발 공안 광풍을 타고 종북좌파 척결 나선 늙은 어버이들이 오늘 여기 또 저기서 바쁘다. 찢고 부수고 불태우는 상징의식이 전매특허,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왕성한 활동 탓에 그 이름 모르는 사람이 적다. 참칭이다.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주민센터 앞에 한 무리 늙은 어버이들 나란히 섰다. 학교 야간당직 노동자라고 소개했다. 열악한 노동조건을, 비정규직 차별을 증언했다. 올 추석 6박7일 연속근무 사정을 전했다. 평생을 일한 늙은 어버이들은 오늘 또 일하느라 바쁘다. 차별에 서럽다. 그래도 기자회견 자리라니, 그것도 청와대 앞이라니 낡은 양복에 중절모 반듯하게 챙겨 입고 그 자리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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