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직원공제회콜센터지부

“지난 1년이 파노라마처럼 스칩니다.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상담원들이 원청인 한국교직원공제회에 직접고용될 때까지 싸우겠습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노조란 이름조차 생경했던 현희숙(58·사진) 사무연대노조 한국교직원공제회콜센터지부 부지부장의 말이다. 현 부지부장은 한국교직원공제회에 직접고용과 복직을 요구하며 1년 넘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지부는 매주 수요일마다 회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위탁업체인 한국고용정보(주) 소속으로 보험상품을 팔던 현 부지부장은 지난해 7월 동료들과 함께 데이터베이스 불공정 분배에 대한 시정을 요구하며 하루 동안 업무를 거부했다가 한 달 뒤 해고됐다. 현 부지부장은 그제서야 자신이 한국고용정보 소속이면서도 개인사업자인 이상한 고용형태에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매일노동뉴스>가 지난 11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한국교직원공제회 사옥 앞에서 열린 ‘해고자 직접고용 쟁취 1주년 문화제’에서 현 부지부장을 만났다.

이날 문화제에서 박조수 사무연대노조 위원장은 “간접고용을 통해 얻는 이익보다 직접고용해서 얻는 이익이 훨씬 크다”며 “공제회가 무엇이 문제였는지 살펴보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2시간 가량 진행된 문화제에는 150여명의 조합원과 시민들이 찾았다.

- 복직투쟁이 1년을 넘겼다. 그간의 과정을 설명해 달라.

“지난해 9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을 때 곧 복직하겠구나 싶었다. 서울지노위는 형식적으로 개인사업자라도 실질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판정했다. 한국고용정보는 그해 12월29일 복직시키더니 다음날인 30일 계약만료를 이유로 해고했다. 그리고 중노위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며 판정을 뒤집었다. 그 뒤 매주 수요일마다 집회를 했다. 11일로 1년을 맞았다.”

- 해고 사유가 무엇인가.

“대표이사 친인척 특혜가 불거졌을 때 많은 직원들이 항의했다. 알짜 고객정보가 담긴 데이터베이스를 넘겨줬으니 상담원들이 화가 날 만했다. 회사는 전부 해고할 수는 없었던지 나를 포함해 3명만 해고했다. 당시 입사 1년6개월밖에 안 됐으니 (나를) 자르기 어렵지 않았을 것이다. (2명의 해고자는 떠나고) 혼자 남아 복직투쟁을 하고 있다.”

- 상담원일 때 처우는 어땠나.

“기본급 70만원에 보험판매 성과급을 받았다. 한국교직원공제회에는 위탁업체 2곳이 있다. 공제회 자회사인 교원나라에 80명이 있고, 한국고용정보에 20여명이 근무한다. 교원나라는 자회사라서 체계도 잘 잡혀 있고 처우도 한국고용정보보다 좋다. 한국고용정보 임금명세서에는 총액만 적혀 있다.”

-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직접고용을 요구하는 것인가.

“그렇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자산 20조원 규모의 회사다. 교육 관련 회사인 만큼 사회적 책임 역시 크다. 20조원 자산의 회사가 20명의 (위탁업체) 노동자를 직접고용하지 않는 것은 사용자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 앞으로의 계획은.

“해고를 당한 뒤 하루도 쉬지 않고 집회를 했다. 노동운동을 해 본 적이 없는 내가 자산 20조원 규모의 한국교직원공제회를 상대로 싸움을 시작했다. 혼자라서 힘들지만 사무연대노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명백한 부당해고인 만큼 복직과 직접고용을 반드시 쟁취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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