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최근 건설노조가 전국 각지에서 임금·단체협상을 회피하고 있는 한창건업을 상대로 퇴출투쟁을 선포했다. 이영철(49·사진) 노조 토목건축분과위원장이 전면에 나선다. 토목건축분과위의 사업이기도 하지만 7년 전 그가 겪은 독특한(?) 경험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이 위원장은 노조 토목건축분과위의 전신인 건설산업연맹 토목건축협의회 소속 서부건설노조 간부를 지낼 당시인 2006년 삼성물산의 주요 철근·콘크리트 협력업체였던 감로건설을 업계에서 퇴출시키는 데 앞장섰다. 건설노동자들이 조직적으로 진행한 최초이자 유일한 퇴출투쟁이었다. 감로건설은 이후 업계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 위원장은 8일 오후 <매일노동뉴스>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건설사 퇴출투쟁에 성공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노동자들을 무시한 건설사는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 2006년 감로건설은 왜 표적이 됐나.

"감로건설이 진행하던 공사 현장마다 조합원들이 해고되는 사건이 잇따랐다. 2005년에만 안산 대우건설 9차 건설현장, 인천 구월동 롯데건설 현장에서 상당수 조합원들이 해고됐다. 단지 임단협을 요구한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지금은 사라진 시공참여자 제도가 당시에는 운영됐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이 건설노동자들을 직접 부리면서도 도급팀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일이 잦았다. 노조는 감로건설을 제도를 악용해 건설노동자를 탄압하는 대표사업장으로 선정하고 퇴출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 당시 어떤 투쟁이 전개됐나.

"집회·결의대회는 물론이고 삼성물산 본사를 찾아 감로건설의 노동탄압 실태를 고발했다. 노동부에는 위법사례를 신고했다. 결국 퇴출투쟁 돌입 1년여가 지난 뒤 회사가 문을 닫았다. 철근·콘크리트 협력업체로는 드물게 자체 철근가공 공장까지 갖추고 있던 유력회사였는데도 말이다. 건설노동자가 문제 건설사를 대상으로 퇴출투쟁에 나선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철근·콘크리트 협력사는 전국적으로 1만개가 넘는다. 시공능력에서 특별한 차이가 없다. 삼성물산 입장에서는 이 중 하나를 선택하면 되는데 굳이 문제를 일으킨 업체와 계약을 유지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 7년 만에 두 번째 퇴출투쟁에 나선 이유는.

“한창건업은 관리자노조를 내세워 전국 각지에서 교섭을 거부하고 있다. 한창건업은 대우건설과 한화건설의 토목부문 주요 협력업체다.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수주가 끊기도록 할 것이다. 감로건설에 이어 건설노동자들을 무시하는 업체는 반드시 퇴출된다는 공식을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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