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사업자야?"

경기도 한 우체국에서 우편물 배달을 하는 재택위탁 집배원인 유아(45)씨는 올해 4월 우체국으로부터 "사업소득세 3.3%를 징수하겠다"는 문자 한 통을 받은 뒤 이 같은 물음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고 했다.

"지난 8년 동안 우체국에 고용된 노동자라고 생각하며 일해 왔는데, 갑자기 사업자라고 하니 황당할 수밖에요."

유씨와 같은 재택위탁 집배원들은 4월29일 해당 우체국으로부터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사업소득세를 내게 되면 국민연금과 건강보험료도 청구된다. 하루 4~7시간 일하고 한 달 70만~80만원을 받는 재택위탁 집배원들로서는 15만~20만원의 추가 지출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8년 동안 우편배달을 하던 유씨가 노조를 만들고 '지회장'이란 직함을 달게 된 이유다. 전국 우체국에서 일하는 재택위탁 집배원은 688명이다.

공공운수노조 우편지부 재택위탁집배원지회(지회장 유아)는 3일 오후 서울 광화문 우정사업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 출범을 알렸다. 유 지회장은 기자회견에 앞서 <매일노동뉴스>와의 통화에서 "어느 날 일어나 보니 우리가 사장님으로 분류돼 있었다"며 "지금까지 우체국은 단 한 번도 우리에게 개인사업자라는 얘기를 해 준 적이 없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지금까지 개인사업자라는 이유로 일한 만큼의 처우를 받지 못했다"며 "우정사업본부는 재택위탁 집배원들을 노동자로 인정하고, 직접고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회는 앞으로 △노동자성 인정 △사업소득세 징수 폐지 △시간외 수당 지급 △임금인상 △여름휴가 및 월휴가 보장을 요구할 계획이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