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까지 있는 농성장에 연막탄을 쏘며 토끼몰이식 진압을 강행, 다수의 부상자를 냈던 지난달 29일 새벽 롯데호텔 파업 강제해산 당시 경찰들 가운데 일부가 호텔 객실에 비치된 양주 등 술을 마신 채 진압에 가담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롯데호텔 노조 이남경 사무국장 등은 2일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진압 당일인 29일 새벽 3시께부터 호텔 30층의 몇몇 객실에서 대기하던 일명 '솔개부대' 소속 경찰들이 객실 냉장고에 비치돼 있던 술을 꺼내 마셨으며 실제 진압 과정에서 욕설을 퍼붓는 일부 경찰의 입에서 역한 술 냄새를 맡았다는 조합원들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와 관련, 경찰의 진압 작전이 있은 뒤 호텔 직원이 작성한 30층 객실 8개의 거래명세서와 목격자인 객실관리부 조합원 박모씨(38세. 여) 등의 진술을 공개했다.

이 사무국장이 공개한 3001호, 3003호 등 호텔 30층 객실 8개의 6월 30일자 거래명세서에는 경찰이 술과 음료수 등을 마셨음을 암시하는 '전경 LOST'라는 글귀가 명세서 오른쪽 상단 '체크 넘버'칸 바로 아래 적혀져 있었으며, 올드-바, 꼬냑, 시바스리갈 등 양주는 물론, 초콜렛 음료수 등 100여가지 품목에서 총 150여만원 어치를 먹은 것으로 기록돼 있었다.

이 사무국장은 "진압 당일 새벽 30층엔 투숙객들이 하나도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호텔쪽에서 문을 열어준 객실에서 경찰들이 술을 마신 게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이 사무국장 등은 이와 관련, "이무영 경찰청장은 이번 강제진압 사태의 책임을 지고 퇴진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경찰은 이같은 음주 진압 의혹이 제기되자 자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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