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훈 기자

낮은 곳에 임하라. 사진판의 흔한 충고 중 하나다. 쉽지는 않다. 대개 그것은 고행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는 건 열정 때문이다. 마음가짐이다. 눈높이 맞추려는 그 마음이 사진을 일군다. 거기 진심이 담기기 마련이다. 아지랑이 절절 끓던 한낮 세종로 바닥에서 한 보도사진가는 밀착취재 중이다. 그 앞으로 줄지어 선 사람들 몸 낮춰 연신 바닥을 향한다. 징소리를 말없이 따른다. 땀 흘리는 것으로 말을 대신한다. 고행은 종종 진심을 전하는 수단이 된다. 무뎌진 탓일까. 아니라면, 눈 가린 탓일까. 더 길고 지독한 고행을 요구하는 시절이 다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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