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정노동자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집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쉼표하나’와 희망연대노조는 29일 오후 서울 양재동 aT센터 앞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습니다. 감정노동자 얘기를 하는 만큼 감동적인 뒷이야기도 많은데요.

- 메가폰은 맹봉학씨가 잡습니다. 감독부터 예사롭지 않죠. 그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주인공 김삼순의 아버지 역할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촛불시위나 희망버스를 주도하는 개념 연예인으로 더 알려져 있는데요. 이번 인권영화가 그의 첫 감독 데뷔작이 될 거랍니다.

- 제작발표회를 진행한 단체에도 눈이 가는데요. ‘쉼표하나’는 비정규센터의 글씨기 교실에서 만난 이들이 만들었다고 합니다. 억울하게 해고된 감정노동자가 글쓰기 교실에 참가했다가 그의 사연을 들은 동기들이 이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자고 결의를 하면서 인권영화 제작이 시작됐던 모양입니다.

- 동기들이 20만원씩 십시일반 제작비를 모아 배우를 비롯한 스태프 20명을 섭외했다고 합니다. 스태프 중에는 물론 노력 봉사하는 이들도 많고요. 어디 노조는 장소를 제공하고, 어디 노조는 펼침막을 지원하고, 이런 식이랍니다. 대규모 지원이 없으니 제작 현장이 열악한 것은 당연하고요.

- "폭언과 욕설 속에서도 불친절하지 않았습니다. 도대체 얼마나 친절해야 하나요." 이날 제작발표회에 등장한 손피켓인데요. 한마디 말로 다 할 수 없는 감정노동자들의 생활을 스크린으로 만나볼 날이 기다려지네요.

대통령에게 엽서 띄운 학교비정규 노동자들

- “저희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한 달 근무한 사람이나 10년, 20년 근무한 사람이나 급여가 같다는 게 참으로 이해하기 힘듭니다. 호봉제가 실현돼야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고 봅니다. 꼭 좀 저희 비정규직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시는 대통령님이 돼 주세요.”

- 공공운수노조 전회련학교비정규직본부(본부장 이태의)에 소속된 한 학교비정규 노동자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낸 엽서의 내용인데요.

- 본부는 29일 오전 서울 청운효자동주민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학교비정규 노동자들의 염원이 담긴 1천여장의 엽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 본부는 지난 10일부터 각 지역별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할 엽서를 모았는데요. 이날까지 총 1천여장의 엽서가 접수됐다고 하네요.

- 이날 기자회견에선 조합원들이 직접 쓴 엽서 내용도 공개됐습니다. 한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600여명의 중학생에 대해 6명의 조리원이 급식을 하고 있는데 내년에 한 명 감원한다고 한다”며 “영영상태·맛·위생 등 작은 부분까지 신경 쓰며 일해야 하는 숙련된 기술과 정성이 필요하지만 10년을 일하나 1년을 근무하나 같은 급여를 받고 있다”고 억울해 했습니다.

- 본부는 9월 말까지 지속적으로 조합원들의 염원을 담은 엽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달한다는 계획인데요. 박 대통령이 이들의 간절한 목소리에 어떤 표정을 지을지 궁금하네요.

수상한 출자가 낳은 불공정 방송

- 시작부터 특혜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종합편성채널. 누가 투자했는지 궁금하시죠?

- 언론개혁시민연대가 종합편성채널과 신규보도채널 사업자의 승인심사 자료 일부를 분석해 29일 공개했는데요. 각 사업자에 참여한 주주 구성 내용이 발표됐습니다.

- 우선 JTBC와 채널A 등 종편과 신규보도채널 뉴스Y에 저축은행 8곳이 모두 300억원을 출자했는데, 이 중 5곳이 부실경영으로 영업정지를 당했다고 합니다.

- 부실경영 상황에서 이들 저축은행이 어떻게 수백억원을 출자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는데요. 수익성이 불투명한 종편에 투자한 저축은행은 부실이 더욱 가중됐고, 결국 공적자금 투입을 불러 국민 부담만 더 늘린 꼴이 됐습니다.

- 수상쩍은 것은 이뿐이 아닙니다. 비영리법인인 학교재단과 의료재단 27곳이 6개 종편 사업자에게 모두 449억5천만원을 출자했습니다. 수익성이 불투명한 종편 사업에 그것도 비영리법인이 수백억원을 쏟아부어도 되는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는데요.

- 이렇게 자금을 마구 끌어들인 종편에 대해 방송의 공정성을 기대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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