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적자를 이유로 비상경영에 돌입한 가운데 노조가 "병원확장 계획부터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서울대병원은 근거 없는 비상경영 선포로 부서별 예산절감을 강요하지 말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달 초 취임한 오병희 병원장은 최근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부서별로 진행하는 사업을 전면 재검토하고 줄일 수 있는 모든 비용을 줄이라"고 지시했다. 2011년 8억원이던 적자가 지난해 287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는 진단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서울대병원은 심장뇌혈관 병원을 짓고 신규로 2천억원을 들여 융복합시설을 짓겠다는 계획이어서 "적자가 맞느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분회는 "서울대병원을 시작으로 서울의 빅5 병원들이 줄줄이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서울대병원의 2010년 매출액은 1조1천490억원, 2011년 1조2천659억원, 지난해 1조3천507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고 밝혔다.

분회는 이어 "서울대병원은 빅5 병원과의 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병원을 확장하려 하고 있다"며 "공사비 943억원이 드는 첨단외래센터, 공사비 750억원이 드는 심장뇌혈관 병원, 2천억원이 예상되는 융복합시설을 계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분회 관계자는 "근거 없는 비상경영을 선포해 각 부서별로 마른수건 짜듯 예산절감을 강요하는 것부터 중단해야 한다"며 "지금 경영상태가 어떤지 솔직하게 단체교섭에서 얘기하고 노조에 근거자료를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빅5 병원과의 무한경쟁을 중단하고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는 게 서울대병원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