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제는 우리 고유의 전통이 아니며 일제가 통치편의를 위해 만들어놓은 부끄러운 잔재입니다. 일본조차 1947년 호주제도를 폐지했는데 아직도우리나라에 남아 있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입니다”

최근 김포여성민우회, 수원여성의 전화, 안양여성회 등 경기도내 16개여성단체들이 호주제로 인한 폐해 개선을 위해 발족시킨 ‘경기지역 호주제폐지운동본부’ 의 공동대표 권미라씨(權美羅· 45·여). 그는 “호주제야말로 평등사상 실현을 막는 장애”라며 “가장 먼저 없어져야 할 제도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에 만연돼 있는 낙태문제로 3살된손자가 60세가 넘은 할머니를 책임지는 호주가 되는 등의 비현실적 문제들은 모두 호주제로부터 잉태돼 온 것들”이라고 말했다.

평범한 주부로 생활하던 권씨가 처음 여성인권운동에 뛰어든 것은 1995년. 대학에서 배운 교육심리학을 이용, 어려움을 겪는 이웃이나 여성들의고민을 들어주고 싶어 수원 ‘여성의 전화’ 상담원에 지원했다. 이곳에서많은 상담을 하면서 여성들의 심각한 인권침해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권씨는 말했다.

권씨는 “호주제 폐지운동본부는 앞으로 모든 회원들이 힘을 합쳐 피해사례 접수(031-232-7780)와 범국민 서명운동 등을 통해 호주제와 같은 왜곡된 가계제도를 개선하고 여성의 인권이 회복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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