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정치-사회-경제 참여도를 측정하는 '여성권한지수(GEM)'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이 1등, 충북이 꼴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본지 취재팀이 여성부 출범 이후 유엔개발계획(UNDP)의 여성권한지수 산정 방식에 따라 전국의 특별시-광역시-도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다.

여성권한 지수는 ▲지방의회 ▲행정간부 및 전문직 등의 진출지수와 ▲소득균등분포지수(EDII)를 종합, 계량화한 수치로 여성의 사회참여도와 남녀 차별의 정도를 말해준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에 이어 인천 울산 광주 대구 등 대도시가 5위까지 상위권에 들었으며, 충남 경북 제주 대전 전남이 중위권, 강원 경기 경남 부산 전북 충북이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서울과 광역시를 제외한 도단위에서는 충남의 여성진출이 가장 두드러졌다. 대도시 가운데는 부산이 이례적으로 여성권한 지수가 낮아 주목을 끌었다.

충북 부산 등이 최하위 그룹에 오른 것은 다른 시-도에 비해 여성인력이 부족하거나 지역분위기가 여성에게 매우 보수적인 곳이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부산시 윤순자 여성정책과장은 "부산-경남의 여성권한 지수가 낮게 나온 것은 가부장적이고 보수적인 지역분위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은 도의회에 여성의원이 전무하고 3급이상 공직에 여성이 한 명도 없을 뿐 아니라 전문직 진출 숫자마저 적어 여성권한 지수가 가장 낮게 나왔다. 반면 서울은 전국에서 행정간부 진출도가 가장 높고 여성의원 진출지수 또한 높았다. 실제 경제활동에 있어서 여성의 소득수준과 영향력을 나타내는 소득균등 분포지수 분야에서는 울산이 선두, 대구가 꼴찌를 기록했다.

한편 UNDP는 1995년부터 전세계적인 여성권한 지수를 발표하고 있는데 한국은 지난해 조사대상 70개국중 태국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권뿐 아니라 아프리카 튀니지보다 뒤진 63위라는 부끄러운 기록에 올랐다.

여성부 장성자 여성정책실장은 "국내에서 처음 실시된 이번 여성권한지수 조사는 여성부의 정책추진과 여권신장에 큰 도움을 줄 의미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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