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혹시 KBS 드라마 <각시탈> 보조출연자 교통사고를 기억하시나요? 지난해 4월 새벽에 드라마 촬영을 위해 보조출연자 30여명을 태우고 이동하던 버스가 전복돼 한 명이 숨지고 30명이 중경상을 입은 사건인데요.

- 당시 보조출연자를 공급한 대형기획사가 이번에는 보조출연자들이 노조를 탈퇴하지 않으면 출연을 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부당노동행위를 저질러 논란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 기획사측은 노조 위원장 직인이 찍힌 탈퇴서를 받아야 일거리를 준다고 하는데요. 이런 방식으로 지난해 9월부터 150명이 노조를 탈퇴했다고 합니다. 보조출연자노조는 최근 해당 기획사를 상대로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제기했습니다.

- 기획사측은 "노조 탈퇴를 압박한 적 없고 보조출연자 스스로 노조를 탈퇴했으며 조합비 공제 때문에 확인서를 받은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데요.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드네요.

시대정신 반영한 서울시 표준이력서

- 서울시가 6월부터 서울메트로·서울시설공단을 비롯한 산하 17개 투자·출연기관 채용 때 출신학교와 가족관계를 뺀 표준이력서를 사용합니다. 개인 능력과 무관한 차별요소를 제거하겠다는 것인데요.

- 표준이력서에는 사진이나 신장·체중·혈액형 같은 신체사항과 가족사항은 물론 연령차별과 남녀차별을 막기 위해 주민등록번호 각 앞자리 1개 번호를 ‘X’로 표기됩니다. 각 앞자리를 가리면 나이와 성을 알 수가 없지요.

- 서울시는 표준이력서에서 서류전형 때 당락의 기준이 됐던 출신학교와 학점기재란도 삭제했습니다. 스펙쌓기의 원흉이던 어학점수란도 없앴고요.

- 다만 어학이 직무에 관련된 경우나 영어시험을 대체하는 경우에만 기재를 요구하기로 했습니다. 어학연수생이 2001년 4만명에서 2011년 12만5천명으로 늘어났다는 통계를 보더라도 스펙쌓기의 폐해는 심각하죠.

- 그렇다고 무조건 쓰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무거운 것을 드는 일이나 특별한 신체적 요건이 필요하면 신체조건 기재를 요청하게 했고, 남성 환자나 장애인을 위한 도우미처럼 직무 성격상 특정한 성을 채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사유를 명시하고 주민등록번호를 요구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 주민등록번호나 신체조건·어학점수를 필요할 경우에만 요구한다는 문구를 보니 그간 ‘갑’이던 ‘관’ 중심 사고에서 벗어난 것처럼 느껴져 흐뭇한데요. 

- 서울시의 표준이력서, 이런 게 시대정신 아닐까요.

ILO 사무총장 "노사 문제 적극 개입 필요"

-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ILO가 노사관계에 더욱 개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은 지난 5일 제네바에서 시작된 102차 ILO 총회 개막연설에서 "위기 시대에 적극적이며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같이 지적했는데요. 

- 그는 “인구분포와 기술이 급격히 바뀌고 사회적 불균형과 빈곤이 확대된 데다 경기회복까지 둔화한 상태”라며 “모든 이가 품위 있게 일할 수 있도록 하려는 ILO의 목표가 도전받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 이러한 노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ILO가 노사관계에 더욱 개입하고, 녹색 일자리 창출과 빈곤감소, 여성노동 확대와 미래의 노동기반 강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메시지입니다.

- ILO의 이 같은 적극적 개입 전략에 대해 각종 노동 문제에서 모르쇠로 일관하는 한국 정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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