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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뇌심질환 판정지침, 과연 올바른가
권동희
공인노무사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2011년 산업재해 현황분석(안전보건공단)에 따르면 뇌심혈관질환 산재 승인자가 5천655명, 2010년에는 6천237명이다. 1년 새 무려 572명이 줄었다. 뇌심혈관계질환 산재승인률이 12%대까지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문제다. 이에 대한 개선방향으로 고용노동부는 만성적 과로기준 개정고시 내용을 발표했고, 근로복지공단도 후속대책으로 ‘뇌혈관질병·심장질병 조사 및 판정지침’을 내놓았다.

판정지침은 공단 지사 담당자 조사기준으로 작용한다. 또 지사의 재해조사시트가 판정위 심의안으로 100% 반영된다. 심의안만으로 회의가 개최되는 현실을 감안하면 대단히 중요한 지침이다. 판정지침 또한 아무런 여론수렴 없이 작성됐고, 7월 중 고시발표와 함께 시행될 예정이다.

일단 긍정적인 부분은 뇌심질환에 대한 의학적 자문의 범위가 바뀐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공단 지사 자문의사(신경과·신경외과·순화기내과 등 임상의사)가 업무관련성을 판단했다. 이런 자문의사들의 소견이 판정위·심사위·재심사위 등에서 중요한 기준과 자료가 돼 불승인율을 높이는 하나의 원인이 됐다.

상병은 이미 진단된 상태에서 산재신청을 하는 것이므로, 임상의사가 업무관련성을 판단할 필요가 전혀 없었다. 판정지침에서는 단순히 근로자의 질병상태와 의학적 발병원인 등에 대해서만 자문하도록 했다.

판정지침의 중요한 문제점은 기존에 제기됐던 단기과로 인정요건이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판정지침은 일상 업무보다 30% 이상 증가했을 때, 즉 통상적으로 하던 업무에서 30%가 증가할 때 과로로 인정한다. 또 동종의 근로자라도 적응하기 어려운 정도로 업무환경 등이 바뀐 경우에 과로로 인정한다. 이는 산재법 취지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판례법리에도 위배된다.

쟁점인 만성적 과로기준 판정지침의 문제점은 종합검토 원칙이 훼손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업무량과 업무시간, 휴일·휴가 등 휴무시간, 업무강도 및 책임, 정신적 긴장의 정도, 수면시간, 작업환경, 그 밖에 연령 및 건강상태 등을 종합해 판단한다"는 원칙이 실제 세부요령과 ‘뇌혈관질병 또는 심장질병 재해조사시트’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시트는 만성과로와 관련해 발병 전 12주에 해당하는 주당 총 업무시간·휴일수·주당평균 업무시간 등으로 분류해 조사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그 밖의 요인에 대해서는 ‘업무일반’을 분류할 뿐 과로의 구체적 내역으로 조사·평가하도록 하고 있지 않다.

반면 공단이 이번 판정지침으로 사실상 베껴 온 일본의 과로지침을 보면 "노동시간·불규칙한 근무·구속시간이 긴 근무·출장이 많은 업무·교대제 근무 및 심야근무·작업환경(습도환경, 소음, 시차)"의 세부적 부하요인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일본 조사표에 따르면 근로시간 외 기간별 업무부하요인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조사하고 기재하도록 돼 있다. 그리고 이에 해당하는 자료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몇 페이지까지 기록한다. 반면 현재 시트에는 별표2를 통해 ‘정신적 긴장을 동반하는 업무의 평가기준’이 첨부돼 있을 뿐 이를 시트에 어떻게 조사에 반영할지가 누락돼 있다.

공단의 만성적 과로에 대한 기준과 판단은 근로시간(1주 평균 60시간) 여부에 집중돼 있어 종합적 판단원칙에서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1주 평균 60시간 이상 근무한다고 곧바로 만성적 과로로 간주하지 않는다. 경비직 등 감시·단속적 노동자의 경우 반드시 업무강도를 조사하도록 돼 있다. 결국 1주 평균 60시간은 하나의 참고자료에 불과하다. 그뿐만 아니라 원칙적으로 대기시간은 근로시간으로 간주하지 않아 업무시간 평가에서 제외하도록 하고 있다.

공단의 판정지침은 종합판단원칙에서 거리가 멀다. 업무시간의 계량적 기준만을 사실상 판단요소로 하고 있지만 이것도 임의적으로 운영될 여지가 상당하다. 게다가 정신적 긴장의 내용, 즉 업무스트레스 내용을 시트에 구체적으로 조사·반영하는 부분도 미비하다. 뇌심질환 불승인율이 더 올라가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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