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잠재부실을 공개하는 과정에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법정관리,화의에 들어가 있는 부실기업들에 대한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대폭 강화돼, 앞으로 이들 기업을 중심축으로 하는 제2차 기업구조조정이 급류를 탈 전망이다.

특히 이번에 회수의문급 이상으로 신규 분류된 기업들에 대해선 은행 등 금융기관이 앞으로 신규대출등 추가지원을 중단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해당기업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

은행들은 지난달 30일 잠재부실 규모가 3조9393억원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중순 은행들이 금융감독원에 보고했던 2조원보다 배나 많은 액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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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잠재부실이 급증한 것은 금감원이 특별검사를 통해‘요주의’ (2∼10%), ‘고정’ (15∼20%)으로 낮게 분류돼 있는 워크아웃·법정관리·화의 기업들의 비현실적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상당수‘회수의문’ (50%), ‘추정손실’ (100%)등으로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본보가 1일 입수한‘대손충당금 변동업체 현황’ 에 따르면, 워크아웃·법정관리·화의기업들 가운데 반도체 호황으로 정상화한 아남반도체 등급이 고정에서 정상으로, 신송산업과 신송식품이 고정에서 요주의로 개선되고 동아건설이 고정등급을 그대로 유지한 것을 제외하고는 대다수 업체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대폭 강화됐다.

특히 대출금의 절반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야 하는 회수의문 기업이 크게 늘어 주목을 끌고 있다. 워크아웃기업 가운데에는 이미 대부분 손실처리가 끝난 대우자동차, 쌍용자동차, 대우전자 등 대우계열사외에 고합,갑을,갑을방적, 충남방적,신동방,신우공업,우방 등이 회수의문 기업으로 분류됐다.

법정관리 기업중에는 세계물산, 신평산업,한창산업,협진양행,국제상사,삼미, 수산중공업,씨티아이반도체,진덕산업,동해펄프,범구,범양냉방공업,일성건설 등 거의 대다수 기업이 회수의문으로 분류됐다. 화의기업중에는 삼익건설, 서광,진로,효성기계공업,동성종합건설,삼성제약,서광건설,중부,한국부동산신탁등이 포함됐다.

대출금의 100%를 쌓아야 하는 추정손실 기업으로는 워크아웃기업중 세풍종합건설, 신우텔레콤이,법정관리기업중 삼성자동차, 화의기업 중 진로종합식품, 세원금속, 서호주정공업이 꼽혔다.

은행권 관계자는“워크아웃, 법정관리,화의 기업들 가운데 회수의문이나 추정손실기업으로 분류됐다는 것은 앞으로 금융권의 신규대출이 사실상 중단될 것임을 의미하는 중차대한 신호에 다름아니다”며“당장 다음주에 신규대출 여부를 결정하는 회의가 소집되는 ㈜우방부터 신규대출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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