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2.14 토 08:00
상단여백
HOME 칼럼 시론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왜 비난받는가
칭찬을 받아야 하는데 되레 욕을 먹는 일이 있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그 예다. 국회는 지난달 30일 공공기관의 경우 정원 3% 이상을 15~29세 청년으로 채용하도록 한 권고규정을 의무규정으로 개정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공공기관에 적용된다.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의무 채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30대 미취업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공공기관은 채용기준에 연령을 제한하지 않는데 개정안이 나이제한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30대 백수들은 공공기관에 취업하지 말라는 것이냐"는 항의가 쏟아진 까닭이다.

사실 이런 비난은 예상치 못했다. 적어도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의 국회처리 과정에서는 소란이 없었다. 여야 모두 관련법안을 발의했고 합의로 처리했다. 2004년부터 시행된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권고사항에 불과했다. 국회가 이번에 의무사항으로 바꿨을 뿐이다. 있으나 마나 한 법안이 이제야 그 꼴을 갖춘 것이다. 19대 국회가 칭찬받을 일을 한 것이다.

그런데도 뒤탈이 생겼다. 왜 그럴까. 이 법안의 원조랄 수 있는 벨기에의 로제타법과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벨기에는 우리보다 앞서 청년고용할당제를 실천했다. 영화 한 편이 기폭제가 됐다. 그 영화는 청년실업 문제를 다룬 다르덴 형제 감독의 영화 '로제타'다. 당시 벨기에의 청년실업률은 20%에 이를 정도로 심각했다. 벨기에는 2000년 50인 이상 기업에서 3%의 청년을 신규채용하도록 의무화했다. 벨기에 정부는 청년고용할당제를 이행하는 기업에겐 신규고용 1명당 사회보장 부담금을 감면하는 대신 이행하지 않는 기업에겐 벌금을 부과했다. 벨기에 정부는 시행 첫해에 1천350억원을 투자해 5만명의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했다.

로제타법은 50인 이상 모든 기업에 적용한 데 반해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은 공공기관에 국한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청년 채용대상 정부 공공기관과 지방 공기업은 392곳이다. 이 가운데 청년고용률 3%를 준수하지 않은 곳은 227곳이다. 노동부는 청년고용 3%가 의무화되면 1년간 3천660명씩 3년간 1만980명의 청년에게 일자리가 제공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공공기관에 국한할지라도 실업을 겪고 있는 청년들의 숨통을 틔워 주는 효과는 있다.

그런데 올해 3월 고용동향을 보면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38.7%로, 83년 이후 30년 만에 최저치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이 추락하는 청년고용률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애초 여야는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적용대상 확대를 꾀했다. 민간기업으로 확대하거나 공공기관에 적용되던 3%를 5%로 끌어올리는 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법안 내용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야는 경영계와 정부의 반대에 밀려 권고수준의 법안을 의무화하는 선에서 합의했다. '권고'와 '의무' 사이에서 불거질 수 있는 변수도 면밀하게 살피지 않았다. 이러니 30대 채용제한이라는 비판이 불거진 것 아닌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경우 지원과 제재 모두 허술하기 짝이 없다. 공공기관에 3%의 청년고용을 의무화했지만 이를 준수하지 않을 경우 제재할 수단이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공공기관의 청년고용 현황을 공시하거나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청년고용 실적을 반영하는 정도다. 이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종전에도 정부가 권고수준이던 법안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활용한 정책수단이다. 청년고용 3%를 준수하는 기업에 사회보장 부담금을 감면해 주고, 지키지 않는 기업에겐 벌금을 부과하는 벨기에의 로제타법에 한참 모자란다.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을 살펴보자. 장애인고용촉진법의 경우 상시 근로자 50명 이상 공공·민간기업에 적용되며, 의무고용률을 준수하지 않을 경우 분담금을 내야 한다. 미고용 1인당 최소 62만6천원에서 최대 92만9천원의 분담금을 낸다. 물론 돈만 내고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는 기업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법 준수를 유도하는 당근과 채찍이 법안에 명시돼 있다는 점에서 청년고용촉진특별법보다 낫다.

청년고용촉진특별법 적용대상 기업과 적용연령을 확대하고, 제재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문제가 있다면 보완해야 한다.

박성국  park21@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박성국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5
전체보기
  • 중소기업근무자 2013-05-12 01:21:26

    중소기업다니면서 공공기관 취업을 위해 틈틈히 공부하는 30대입니다. 그냥 신규채용을 늘리는 법안으로 가야지 나이제한을 좀더 늘리는데 그친다면 누군가는 피해를 보는구조입니다. 그냥 공무원처럼 연령을 폐지하는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삭제

    • 기자에게 2013-05-10 16:54:00

      청년고용을 늘려야 한다는 대의명분을 내세워 사회적 공감대를 일으킨 후 자신들의 밥그릇을 더 챙기려는 청년유니온의 작태로 인해 특별법의 대의명분이 왜곡된 것임을 아직도 모른단 말인가. 이 법은 청년고용특별법이 아니라 30대 이상 취업제한법이다.   삭제

      • 기자에게 2013-05-10 16:51:18

        여성, 장애인 등은 사회적 약자이고 적극적 시정조치의 일환으로 사회적 배려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런데 20대 미취업자와 30대 미취업자 간 차이가 무엇이란 말이가??? 청년고용을 늘리겠다는 대의로 포장하여 30대 이상 미취업자에게 원천적 취업 기회를 배제하는 특별법은 당연히 개정되거나 폐지되어야 한다   삭제

        • 기자에게 2013-05-10 16:48:31

          30대 이상 취업제한법으로 기능하며 벌써부터 30대 이상 미취업자의 희생을 전제로 20대의 공공기관 고용이 늘어나는 풍선효과가 우려되고 있는 상황이다. 30대 이상의 미취업자가 20대 실업의 원인이 결코 아님을 다시금 되새겨보고 특별법의 문제점을 파악해보기 바란다. 외국법을 베껴왔다고 자랑하지 말고 우리 헌법정신에 입각한 국민의 법 감정을 헤아려 보고 절대적인 일자리 수를 늘리려는 노력을 해야지,   삭제

          • 기자에게 2013-05-10 16:46:15

            지난 정권에서의 경제위기로 대졸자들은 구직활동을 위해 치열하게 스펙쌓기 전쟁을 벌여야 했고, 치솟은 등록금을 감당하지 못해 아르바이트와 인턴생활 등 경제활동을 병행해가며 입사준비를 해야했다. 그들 중 상당수가 기회가 배제될 30대의 기로에 서 있다.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3포(연애,결혼,출산 포기) 세대의 주류는 이러한 30대라고 할 수 있다.   삭제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