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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년연장의 빛과 그림자박주영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 박주영 공인노무사(금속노조 법률원)

지난달 30일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의무적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 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재계는 정년연장에 연동해 임금을 감액하는 ‘임금조정’을 명문화하지 못했다고 울상이다. 반면에 노동계는 ‘임금체계 개편’이 임금피크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고령자고용촉진법 개정에 반대 입장을 가진 재계조차도 정확히는 정년연장 자체를 반대한다고 보기 어렵다. 기업들은 정년연장법 통과를 계기로 임금피크제 도입이나 권고사직 등 임금유연성을 확대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고 한다.

오히려 노동계의 고민은 깊어졌다. 정년연장의 효과는 산업·업종별로 다르다. 뿐만 아니라 조합원 연령분포에 따라 정년연장과 그에 따른 임금체계 개편 등 변수에 대한 입장과 전략이 상반될 수 있다. 노조 차원의 일관된 방향과 단결력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공공부문은 정원확대나 총액인건비 증액 없이 정년연장을 하면 불가피하게 임금삭감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정년연장 도입 이전에 임금피크제를 실시해 60세 미만 연령부터 임금삭감을 하고 있는 금융산업에서는 노동자의 임금손실이 커졌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또한 기술직이나 사무직처럼 연령에 따른 노동생산성에 별다른 차이가 없는 업종의 경우에는 똑같은 일을 하고도 임금을 적게 받는 임금피크제는 도입 자체가 부당하다는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 고령에 따른 생산성 저하가 없는 경우에는 정년연장 자체로 신규인력 축소를 동반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정년연장에 대한 입장은 단편적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먼저 개정법의 취지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각 사업장별로 대응방향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개정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규정은 제19조의2 1항이다. 정년연장을 하는 사업주와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과반노조가 없을 경우 과반수 대표 선출)에게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의미는 무엇일까.

60세로 정년이 적용된다는 이유로, 정년을 몇 세까지로 할지 아무런 논의도 없이 사용자가 임금체계 개편만을 요구할 수는 없다. 60세 정년은 최저기준일 뿐이기 때문이다.

또한 임금체계 개편 등의 조치는 노조(과반수 대표)와의 합의 없이 도입할 수 없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노사가 60세 이상의 정년연장과 임금체계 개편을 연계해 논의하던 중 합의되지 못한 상태에서 개정법 시행일이 도래하면 임시적으로 임금체계 개편 없는 정년 60세를 적용해야 한다. 사용자가 자의적으로 임금체계 개편안을 도입하더라도 효력이 부인된다. 특히 중요한 부분은 정년연장과 연계해 임금체계 개편 등은 필연적으로 단체교섭 대상에 속하기 때문에 노조는 쟁의행위를 통해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란 60세 이상의 정년연장과 연관돼 필요한 조치를 의미할 뿐 반드시 임금피크제를 전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 개별 사업장에 따라서는 임금피크제가 아닌 기타 복리후생이나 사내복지기금을 절감하는 방법으로 임금에 직접 손대지 않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다.

무엇보다 논란이 되는 부분은 60세 이상 정년연장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는 규정이 정년연장의 전제조건인지에 관한 것이다. 그러나 본 조문형식은 제19조의2 2항과 관련해 고용지원금 등의 혜택을 받기 위한 의무조항으로 이해하는 것이 타당하다.

해당 규정 위반과 관련해 형사·행정상의 제재 규정은 없다.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에 대한 노사 간 합의를 거치지 않더라도 제19조의2에 따라 정년은 법정 최저기준인 60세가 적용된다. 임금체계 개편 등 노사 간 합의 없이도 60세 이상 정년제도는 의무적으로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법 제19조의2 조문 내적구조상 1항은 노사합의로 임금체계 개편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하고 있다. 2항에서는 “제1항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한 사업 또는 사업장의 사업주 또는 근로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지원금 지급의 전제조건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다. 사업장에 따라 재정여건이 되는 경우에는 의무적으로 임금체계 개편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법 제19조의2 2항에서 정부의 고용지원금 등 지원혜택의 입법취지를 보면 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정부의 고용지원금은 60세 이상 정년연장을 하는 모든 사업장에 주는 혜택이 아니다. 규모가 작거나 재정적인 여력이 어려운 사업장이 정년연장 의무규정을 이행하기 위해 노사 간 합의에 따라 임금체계 개편 등 자구노력을 하는 경우에 정부가 사용자의 금전적 부담이나 근로자의 임금상 손실을 보전해 주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법 제19조의2 1항의 ‘임금체계 개편 등의 필요한 조치’의 의미가 반드시 임금피크제나 임금감액 등의 조정을 해야만 정년연장 제도를 도입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박주영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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