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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체육행사, 산재승인 조건은권동희 공인노무사 (노동법률원·법률사무소 새날)
권동희
공인노무사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안전보건공단은 올해 2월11일 “봄철 오전 10시, 체육행사, 뇌심혈관질환 주의”라는 제목으로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 내용은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발생한 산업재해 46만424건을 분석한 결과 28개 재해유형 중 체육행사로 인한 사고(37.84%)의 봄철 재해 발생률이 가장 높고, 다음으로는 뇌혈관계질환(32.92%)이라는 것이다.

체육행사를 산재로 승인받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이다. 최근 담당한 사건 또한 회사를 대표한 축구경기에서 다친 사건으로 공단에서 불승인됐지만, 법원 소송에서 업무상재해로 인정될 수 있었다(서울행정법원 2012. 12. 12 선고 2012구단 6820 판결). 이는 '행사 중 재해'에 대한 공단의 인정기준이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30조는 ‘행사 중 사고’를 규정하고 있다. 즉, “운동경기·야유회·등산대회 등 각종 행사(이하 "행사"라 한다)에 근로자가 참가하는 것이 사회통념상 노무관리 또는 사업운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 근로자가 그 행사에 참가(행사 참가를 위한 준비·연습을 포함한다)하여 발생한 사고는 법 제37조제1항 제1호 라목에 따른 업무상사고로 본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리고 “1. 사업주가 행사에 참가한 근로자에 대하여 행사에 참가한 시간을 근무한 시간으로 인정하는 경우 2. 사업주가 그 근로자에게 행사에 참가하도록 지시한 경우 3. 사전에 사업주의 승인을 받아 행사에 참가한 경우 4. 그 밖에 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에 준하는 경우로서 사업주가 그 근로자의 행사 참가를 통상적·관례적으로 인정한 경우”라고 각 호를 규정한다.

문제는 위와 같은 명시적인 경우의 체육행사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표이사가 근무시간으로 간주하고, 지시하고, 사전에 승인을 받은 행사 외에도 다양한 체육행사·동아리 주관행사·노조 주관행사·명시적 승인을 받지 않았지만 사실상 회사를 대표해 참가한 행사 등이 있다. 이런 행사들은 위 ‘각 호’에 해당하지 않는다.

이런 경우 공단은 대부분 사업주의 지배·관리하에 있는 행사가 아니라고 판단한다. 공단은 행사 관련 문서 여부와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시했는지 여부, 근무시간 간주 등 업무로 볼 수 있는지 여부 등 형식적인 지표를 주요하게 본다. 반면 법원은 "행사나 모임의 주최자·목적·내용·참가인원과 그 강제성 여부·운영방법·비용부담 등 사정에 비춰 사회통념상 그 행사나 모임의 전반적인 과정이 사용자의 지배나 관리를 받는 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이를 업무상재해로 봐야 한다"며 종합적 지표를 분석해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92. 10. 9 선고 92누 11107 판결, 대법원 1997. 8. 29 선고 97누 7271 판결, 대법원 2007. 3. 29 선고 006두19150 판결 참조).

법원은 단순히 형식적인 지표만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그 행사가 사업주의 노무관리상 필요한 행사인지 여부, 사업주가 실질적으로 주최한 성격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중요한 판단기준으로 삼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사업주가 그 행사에 참여할 것을 독려했는지 여부도 중요한 표지로 여긴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두 12283 판결).

이로 인해 대법원은 근로자가 토요일 오후에 회사 근처 체육공원에서 동료 직원들과 족구경기를 하다가 넘어지면서 부상을 입은 사안에서 “족구경기는 노무관리상 필요에 의하여 사업주가 실질적으로 주최하거나 관행적으로 개최된 행사”라고 판단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7두24548 판결).

또한 대법원은 근로자가 마라톤동호회의 정기연습에 참여했다가 급성심근경색(추정) 사망한 사안에서 “사업주가 전 직원들에게 대회에 참여할 것을 독려하고 이를 지원한 점, 마라톤동호회를 주축으로 하여 대회참가를 위한 연습까지 하도록 지시한 점”을 들어 업무상재해로 인정했다(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두58 판결).

결국 쟁송에서 체육행사를 산재로 판단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사업주에게 행사계획서를 제출하고, 회사 인트라넷이나 공문을 통해 행사의 증표를 남겨야 한다. 또한 단체협약에 행사를 명시하고, 사업주의 참여 지시 사실과 회사의 비용부담 증거를 형성·확보할 필요가 있다.

권동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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