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자은 기자

KT노조가 한국노총에 가입했다. 노조는 2009년 7월 민주노총을 탈퇴한 지 3년9개월 만에 상급단체를 두게 됐다. 한국노총 IT사무서비스노련(위원장 최두환)과 노조는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T그룹노조협의회 소속 11개 노조의 연맹가입 신청을 인준했다”고 밝혔다. 이날 KT노조를 포함해 KTis노조·KTcs노조·KT렌탈노조 등 KT그룹노조협의회 소속 11개 노조가 함께 연맹에 가입했다. 이들 노조의 조합원은 3만여명이다. KT그룹 노조들의 집단가입으로 연맹 조합원수는 5만명으로 대폭 늘었다. 연맹은 같은날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정윤모 위원장을 공동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이날 오후 한국노총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난 정윤모(51·사진) 위원장은 “KT는 그동안 원만한 노사관계를 이어 왔지만 조합원수가 20여명에 불과한 소수노조가 마치 2만5천명을 대표하는 것처럼 대외활동을 하고 조직을 와해시키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며 “일부 좌파세력의 근거 없는 음해를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 2009년 7월 민주노총을 탈퇴한 이유는.

“민주노총 탈퇴는 전임 위원장 시절에 이뤄졌다. 10여년 전부터 민주노총이 우리와 정서가 안 맞는다는 여론이 있었다. 민주노총이 총파업을 결의하면 우리와 맞지도 않는 파업을 해야 하느냐는 의견이 많았다. 2006년 민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KT노조를 어용노조라 지칭하며 KT노조 대의원들의 대회 참석을 막았다. 우리 대의원들을 회사측의 끄나풀 취급했다. 민주노총 가맹노조인데 너무한 것 아닌가. 민주노총에 대한 불만이 내부에 팽배했고 여러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결국 탈퇴로 이어졌다.”

- 3년9개월 동안 상급단체 없이 활동했는데 한국노총 가입을 결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박근혜 정부가 추구하는 창조경제에서 ICT(정보통신기술) 산업이 핵심이다. 그런데 현재 규제가 너무 많다. KT노조가 상급단체 없이 활동하다 보니 정부 교섭력에 한계를 느꼈다. 연맹과 함께 ICT산업을 육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겠다. 또 하나는 조합원이 20명도 안 되는 소수 좌파세력들이 민주노총을 등에 업고 KT노조를 대표하는 것처럼 활동하기 때문이다. 조합원 2만5천명이 가입한 KT노조가 상급단체 없이 활동하니까 언론에서도 우리 입장을 잘 다뤄 주지 않았다. 참을 수 있는 한계점을 지났다. 이제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적극적인 언론활동을 펼쳐 이들의 억지주장을 차단하겠다.”

- 죽음의 기업 KT·계열사 노동인권 보장과 통신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KT공대위)의 활동을 어떻게 보나.

“KT가 무슨 살인기업인가. 외부에서 이런 식으로 몰아가면 손해는 종사원들에게 온다. 악동뮤지션이 '올레 올레' 하면서 아무리 선전해도 죽음의 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각인되면 회복이 안 된다.

KT에서 근무하다 숨진 동료들의 죽음은 안타깝다. 그런데 사실 따지고 보면 자살에는 다른 이유들도 있다. 업무 스트레스를 유독 크게 받아 자살에 이른 게 아니라는 말이다. 가족사 등 개인적인 이유가 더 많다. 근거 없는 음해는 차단해야 한다.”

- 최근 KT 인력퇴출 프로그램의 존재를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고 있다. C-Player로 불리는 퇴출프로그램 논란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는데.

“8~9년 전에는 일부에서 퇴출프로그램이 실행됐을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은 없다. 회사가 인력퇴출 프로그램을 가동하는데 어느 노조가 가만히 있겠나. 있다면 단호히 대처할 것이다. 그동안 노조에 그런 프로그램이 있다는 제보가 전혀 없었다. 일부 세력이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다.”

- 한국노총에 가입했는데. 앞으로 어떤 활동에 주력할 생각인가.

“KT노조는 지금까지 HOST운동과 UCC 활동을 열심히 했다. HOST운동은 장학금 전달과 인터넷강의 무료 지원 등 노조가 새롭게 벌이고 있는 노동운동이다. UCC는 노사공동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기업 간 노사협의체다. 현재 7개 기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노조는 이러한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한국노총 틀에서 사회적 신노동운동을 확산시켜 나가겠다. 아울러 KT를 지키고 조합원들의 고용안정을 강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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