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이 여교사들에게 성희롱을 하여 교사 31명이 진정서를내고 여성부가 진상조사에 나섰다. 해당교장은 모함이라며 교사들 주장을 부인하고있다. 그러나 중인환시리에 한 언행이 구체적으로 적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모함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상상할 수도 없는 용어구사와 행동, 학부모회에서 한연설중 여교사전반에 관한 인격모독적 비하발언은 여교사 비율이 3분의 2에 달하는초등학교의 교장으로서 자격이 있는 사람인지를 의심케한다.

그동안 교직사회에서 흘러나오던 성희롱사건의 내막은, 설마 교육자가 그럴 수있나 하고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추악한 것이 많다. 그러나 대부분 교육적 파장을우려하고 주위에서 학교의 명예가 걸렸다며 쉬쉬하는 가운데 묻혀지기 일쑤였다. 학교사회는 일반에 알려진 것보다 심한 계급사회이고 폐쇄된 성격을 갖고 있다.

지난 해 성폭력상담소에 들어온 성희롱 상담건수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은사회지도층에 의해 저질러진 것이다. 그러나 상담건수에 비해 사회에 노출된 것은매우 적다. 공직자 성직자 교직자 등 계급적 위계가 강한 곳의 성희롱은 신분상의불이익에 대한 우려 때문에 노출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신참 여장교가 사단장을 성추행혐의로 고소한 군대내 초유의 사건은 군과사단장의 명예가 걸린 일이어서 하마터면 묻혀질 뻔 했다. 그러나 군이 자체조사를통해 사실을 밝혀내고 군대내 성희롱 관행을 뿌리뽑겠다는 의지를 갖고 사건을처리하므로서 세상에 공개된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군의 명예가 손상되었다고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성희롱문제는 가해자가 속한 집단이나 자리에대한 명예보다는 피해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다뤄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교직사회에서의 성희롱 문제해결을 위해선 교육부의 의지가 가장중요하다. 초등학교부터 성교육을 해야 하는 세상이다. 그럴 책임이 있는교직사회에서, 교장이 여교사를 성희롱하고 성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그냥넘어갈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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