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 정리해고자들의 장기투쟁이 더 악화돼 최악의 상태로 내몰리기 전에 이웅렬 코오롱 회장이 직접 교섭에 나서야 합니다."

최일배(46·사진) 코오롱정리해고분쇄투쟁위원회(정투위) 위원장은 22일 오후 <매일노동뉴스>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이웅렬 회장이 대화에 나설 때까지 불매운동을 시작으로 끝장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정투위에는 2005년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노동자 78명 중 16명이 남아 올해로 9년째 원직복직 투쟁을 벌이고 있다. 다음달이면 이들이 과천 코오롱 본사 앞서 천막농성을 벌인 지 1년이 된다. 그간 15만6천 볼트가 흐르는 철탑에도 오르고, 청와대 앞 타워크레인에도 오르고, 회장과 대화하기 위해 회장집 점거도 해봤다. 하지만 사측은 "대법원으로부터 코오롱 정리해고의 법적 정당성을 인정받고 끝난 사안"이라는 입장만 되풀이 하고 있다. 노사 간 대화는 2006년 이후 끊긴 상태다. 그 사이 코오롱스포츠는 국내 2위 스포츠 아웃도어 업체 브랜드로 성장했다.

최 위원장은 "안으로는 노조를 탄압하고 밖으로는 다양한 부정과 편법을 저지르며 기업을 키워온 결과"라고 주장했다. 정투위에 따르면 노조선거 개입을 위해 선관위원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코오롱 인사담당자가 부당노동행위로 구속되고, 신규채용시 정리해고자를 탄압했던 용역경비업체 사람들을 고용해 비난을 샀다. 밖으로는 낙동강페놀 유출사건·정치자금 로비 등 업무상배임 혐의에 따른 고소·발암물질 소비자 고발 등 부정부패 논란에 시달렸다. 최 위원장은 "코오롱 정리해고 문제 해결을 위해 여러 시민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방법을 노조에 문의해와 고민 끝에 불매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며 "코오롱 브랜드 중 '코오롱스포츠'에 한정해 진행하는 만큼 많은 시민과 노동자들이 함께 해달라"는 바람을 전했다. 이어 "코오롱이 진정한 윤리경영을 하고자 한다면 정리해고 문제부터 풀어야 한다"며 "민주노총 전 조합원이 함께 참여해 코오롱의 부도덕한 경영 실상을 사회적으로 알려내고 기업이 최소한의 윤리를 지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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