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별교섭은 용역업체들과 하지만 결국에는 공항공사가 직접 대화자리에 나와야 할 겁니다."

조성덕(43·사진)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장은 원청인 인천공항공사가 책임지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12개 지회들이 용역업체들과 개별적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발생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산별교섭을 실시하지만 결국 지부가 내세운 6대 요구안은 공항공사를 향한 요구이기 때문이다.

조성덕 지부장은 "단협을 체결할 때마다 용역업체들이 공항공사 핑계를 댄다"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공항공사가 책임 있는 답을 내놔야 한다"고 말했다.

지부는 산별교섭을 인천공항 노동구조의 고질적 문제인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데 필요한 하나의 관문으로 보고 있다. 인천공항에서 일하는 6천800여명 가운데 87.4%가 간접고용 비정규직들이다. 이들은 매년 업체들과 고용계약서를 새로 써야 한다. 업체가 바뀌면 해고를 당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상시적 고용불안에 떨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호봉이나 경력도 반영되지 않아 5년을 일하든 10년을 일하든 쥐꼬리만 한 임금을 받는다.

"누구는 우리보고 '왜 니네가 비정규직이냐. 협력업체 정규직 아니냐'고 합니다. 협력업체가 3년, 5년마다 바뀌면 우리도 3년짜리, 5년짜리 비정규직일 뿐이에요. 저는 공항공사가 개항하면서부터 일했으니까 12년 동안 비정규직이었던 겁니다."

조 지부장은 공항공사의 노조탄압도 지적했다. 실제 지부 이름으로는 공항의 각종 시설을 이용하지 못한다. 2008년에는 공항공사가 체육대회를 위해 공항운동장을 이용한 지부에 벌금 1천만원을 부과한 적도 있다. 이번 6대 요구안에 '노조활동 보장'이 들어간 이유다.

조 지부장은 인천공항이 올해 8년 연속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 1위를 한 사실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내년에도 9년 연속 1위를 하기 위해 꿋꿋이 일할 것"이라면서도 "공항공사가 간접고용 노동자들을 이런 식으로 대우하면서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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