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지난 3년간 전국시·도교육청공무원노조(교육청노조)를 책임졌던 김종기(54·사진) 위원장이 이달 말로 임기를 마치고 현장으로 돌아간다. 교육청노조 역사의 산증인이기도 한 김 위원장을 <매일노동뉴스>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육청노조 사무실에서 만났다. 그는 지난달 31일 그의 출신 조직인 경북교육청노조 위원장에 당선된 바 있다.

“2004년 당시 법외노조였던 경북교육청노조와 충남교육청노조가 전국교육행정기관공무원노조연맹을 만든 뒤 전국을 누비며 조직화에 나섰습니다. 2006년 합법화 되면서 연합단체로는 처음으로 설립신고를 했지요. 2009년 현재의 교육청노조로 명칭을 변경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인생은 교육청노조와 떼려야 뗄 수가 없다. 2004년 경북교육청노조 수석부위원장으로서 조직화에 앞장섰던 그는 2006년 전국교육행정기관노조연맹 사무총장에 이어 2010년부터 3년간 교육청노조 위원장으로서 활동했다. 현재 교육청노조는 15개 단위노조 2만7천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한편으로 그는 지난해 6월 이뤄진 옛 공노총·교육청노조·광역연맹 통합의 주역이기도 하다. 대한민국공무원노조총연맹(공무원노총) 1기 공동위원장을 역임한 바 있다.

- 지난 3년간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지방직 공무원이 근무하는 학교행정실의 근로조건은 정말 열악하다. 모든 권한은 교장이 갖고 있다. 교장이 부당한 일을 시켜도 거부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010년 교육청노조의 오랜 숙원인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이룰 수 있었다.”

초중등교육법 제20조5항에서 “행정직원 등 직원은 ‘교장의 명을 받아’ 학교의 행정사무와 기타의 사무를 담당한다”는 부분을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로 고칠 수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이는 학교행정실 법제화 근거가 된다”며 “후속작업으로 지난해 9월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학교행정실 법제화를 위해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근거를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고 말했다.

기능직 공무원 상위직급 정원비율을 확대한 것도 성과로 꼽았다. 기능직 6급 정원비율은 2006년 9월 1%에서 3%로, 2011년 7월 6%로, 올해부터는 8%로 확대됐다.

김 위원장은 “기능직 공무원은 8급으로 정년퇴직하는 이들이 수두룩했다”며 “앞으로는 적어도 6급에서 정년퇴직할 수 있도록 상위직급 정원비율이 더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 아쉬운 점도 있을 텐데.

“병설유치원 겸임수당 신설이 불발로 그쳐 아쉬움이 크다. 지난해 9월 이주호 교과부장관이 수당신설을 약속했지만 행정안전부가 이를 거부했다. 반드시 쟁취해야 할 과제다.”

- 공무원노총 통합의 주역이기도 하다. 통합에 대한 평가는.

“궁극적으로 공무원노조들이 정부를 상대하려면 하나가 돼야 한다고 본다. 전국 100여개 공무원노조들 중 70%가 공무원노총으로 묶인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정부가 대화의 파트너로서 공무원노총을 의식할 수밖에 없고 우리의 요구사항도 더 많아질 것이다.

다만, 통합 뒤 기간이 짧아서인지 아직 화학적 통합까지 오진 못한 것 같다. 4개 연맹체(행정부노조·교육청노조·광역연맹·기초연맹)가 중간다리 역할을 잘 하는 등 총연맹-연맹체-단위노조 간 유기적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 새 정부에 바라는 바는.

“2007년 이후 중단된 대정부교섭 재개가 최대 과제다. 그간 공무원 10급 폐지, 기능직 폐지, 6급 근속승진 확대 등 당시 요구사항이 많이 해결됐다. 공무원 노동기본권 보장과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제도 적용 등 노조활동을 위한 과제가 여전히 많다.”

- 앞으로 계획은.

“공직사회에서 묵묵히 일하는 사람이 인정받고 잘못된 관행을 없애겠다는 애초 그 초심으로 돌아가 노조의 뿌리를 다지는데 주력하겠다. 이와 함께 공무원노총 대정부교섭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게 됐다. 대정부교섭이 재개되면 예비교섭과 자료수집 등을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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