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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노동단체 지원사업에 대한 단상이인찬 공인노무사 (노무법인 함께)
이인찬
공인노무사
(노무법인 함께)

매년 ‘노동단체 지원사업 계획’이 발표된다. 노사관계 발전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해 고용노동부가 이 사업을 수행한다. 각종 노동단체에게 조합원의 근로조건 유지·개선 및 합리적인 노조활동을 위해 수행하는 조합원 교육, 법률구조상담, 정책연구 및 국제교류, 생산적 교섭, 비정규직 보호사업, 기타 지원이 필요한 사업에 소요되는 재정 일부를 지원하는 제도다.

대구지역일반노조의 비정규센터를 담당하고 있고 지난해 교육사업과 관련해 사업을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자가 속한 법인도 해당 사업을 신청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그동안 시간과 인원·비용문제로 고민만 하고 미뤄 뒀던 정책연구 사업을 진행해 보자며 의욕 있게 시작했다. 그런데 금세 어려움에 부딪쳤다.

대부분의 일반노조는 주로 중소·영세기업의 노동자를 조직대상으로 한다. 지회의 숫자는 많은데 업무형태는 다양해서 일상적인 조합 활동 이외의 정책연구사업 경험은 일천한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현실에 맞는 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백방으로 수소문해 이전 연도에 사업을 추진했던 노조의 자료를 구해 봤더니 일반노조의 현실과 상당한 괴리가 있었다.

A노조는 '○○산업 미래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복수노조 생성요인 분석 및 요인별 교섭쟁점 연구'를 주제로 연구사업을 했다. 조합원이 10만명에 달하고 16개 시·도지부에 430개 조합(본조 기준), 조합 예산은 5억원대(본조 기준)였다. 연구는 모두 박사급이 맡았다. B노조도 ‘외국인 투자기업의 노사 간 협의권 활성화를 통한 사회적대화 증진방안 연구’라는 다소 생소한 주제의 연구를 신청했다. B노조의 규모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에 반해 대구지역일반노조의 경우 500여명의 조합원에 13개 지회가 있다. 예산도 1억원대에 불과하다.

다른 노조의 사업계획서를 보며 어떻게 일을 진행해야 할지 막막해졌다. 접수 마감기간은 다가오고 과연 이런 준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하는 회의가 들기도 했다. 그러나 기왕에 시작한 것 결과 여부에 상관없이 준비 과정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어려운(?) 결정을 내리고 계속 추진했다.

지역의 교수를 책임연구원으로 모시고, 법인의 노무사들과 지역의 기초의원을 연구원으로 선임했다. 각 단체의 수행계획서와 연구자료를 망라해 설문조사의 진행과 분석을 위한 준비, 각종 간담회 및 세미나 일정 준비, 자료집 발간 계획 등을 담아 ‘대구지역 공공부문 민간위탁 근로실태조사를 통한 비정규 노동자 권리보호와 합리적 노사관계 모델 연구’라는 제목의 수행계획서를 완성했다.

수행계획서와 각종 구비서류를 작성한 우편봉투를 발송하면서도 '우리가 너무 순진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과 다른 노조의 계획서를 처음 봤을 때의 막막함이 쉽게 가시지 않았다.

중소·영세노조가 이름도 거창한 수행목적을 달지 않으면 정부 지원사업의 수행은 불가한 것일까. 노조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2013년 노동부의 노동단체 지원사업 수행단체가 2월 말 선정된다. 필자의 의구심과 막막함이 현실인지 아닌지는 두고 볼 일이다.

이인찬  laborto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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