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로 구속됐던 이충연 용산4구역 철거민대책위원장과 김주환·김성환·천주석·김창수씨가 31일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이명박 대통령의 임기 말 특별사면으로 이날 오전 10시 안양·여주·춘천·대구·순천교도소에서 각각 출소했다. 남경남 전 전국철거민연합회 의장은 사면대상에서 제외됐다.

이충연 위원장은 용산참사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5년4개월을 선고받았다. 2009년 1월28일 구속돼 4년 만에 안양교도소에서 나온 이 위원장은 "4년이 흘렀지만 지금도 대책없이 철거민들이 내쫓기고 있다"며 "용산참사 진상을 규명하고 개발정책을 바꿔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용산과 쌍용차 문제는 자본의 배를 불리기 위해 철거민과 노동자를 내쫓았다는 점에서 본질이 같다"며 "쌍용차 사태의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남경남 전 전철연 의장이 사면대상에서 제외됐고, 측근 사면을 위해 용산참사 구속자들을 구색맞추기로 끼워 넣은 것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반쪽짜리 사면을 비판했다. 이 위원장의 아내 정영신씨는 "너무나 좋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하다"며 "사면받지 못한 동지를 빨리 만나고 싶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은 이제 시작"이라고 말했다.

5명의 출소자들은 이날 오후 7시께 서울 중구 대한문에서 진행된 '용산참사 진상규명과 출소 철거민 환영 문화제'에 참석해 용산참사 문제에 연대한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이들은 1일 용산참사 고인들이 잠들어 있는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과 평택 쌍용자동차 철탑농성장을 방문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